소폭 오르긴 했지만 상승이라 이름 붙이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지난주말 보다는 20포인트 가량, 한 달전보다는 1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밤사이 상승세로 마감한 뉴욕증시 덕분에 개장초 1500선을 회복하는가 싶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투자심리와 계속되는 외국인 매도세에 결국은 1480선을 도로 내준 채 하루를 마쳤다.
밤사이 뉴욕에서는 2분기 GDP성장률 잠정치의 상향조정과 고용지표의 호전, 나흘만에 하락한 국제유가 등 모처럼 호재들이 이어지며 다우존스와 나스닥, S&P500 모두 1%대의 견조한 상승세를 시현했다.
개장초 국내증시도 이같은 호재의 기운을 받아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 전기전자 업종은 여전히 바닥을 헤맸고, 전날 해외법인의 유상증자 소식을 전한 두산그룹 관련주들은 가격제한폭까지 밀려났다.
장중 발표된 7월 산업활동동향 지표가 우호적이긴 했지만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란 분석에 별 힘을 쓰지 못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09포인트(0.01%) 오른 1474.24에 마감했다. 결과는 상승세였지만, 개장초 고점 1496.14보다는 20포인트 넘게 떨어진 수치였다.
외국인이 2470억원을 순매도하며 9일 연속 매도우위를 이어갔고, 개인 역시 2152억원의 순매도로 이들과 보조를 맞췄다. 기관이 473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프로그램 거래로 5872억원이 유입된터라 기관의 매수세 역시 진정성을 부여하기는 힘들었다.
이날 지수를 떠받친 건 결국 프로그램 매매였다. 이틀 연속 순매도로 대응했던 선물시장 외국인이 6307계약의 순매수를 나타내면서 차익매수가 들어오는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로는 3952억원의 순매수가 기록됐고, 비차익거래로도 1920억원이 유입됐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대형종목들이 많이 올랐다.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한 포스코(005490), 신한지주(055550), 국민은행, 현대중공업(009540), 한국전력(015760) 등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환율상승과 원자재가 상승 우려에 최근 약세였던 포스코가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선언으로 시장의 의구심을 자아냈던 현대중공업도 반등에 성공했다.
9월 금융위기설에 한동안 주춤했던 여타 금융주들도 위기감이 과장된 것이란 안도감에 상승대열에 동참했다.
두산그룹 관련주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해외법인에 대한 유상증자 소식에 두산중공업(034020),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두산(000150) 등 그룹 대표주들이 모두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의 약세는 코스피 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두산중공업이 속해있는 기계업종은 이같은 악영향이 업종 전반에 부정적이었다.
미진한 거래는 여전했다. 이날 하루 거래량은 2억3813만주, 거래대금은 4조1079억원을 기록했다.
상한가 5개 포함, 471개가 올랐고, 하한가 11개 포함 350개가 내렸다. 보합은 8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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