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닮은 친구 소개할께" 뭇 남성 울린 엽기 사기女

  • 등록 2008-04-24 오전 11:56:08

    수정 2008-04-24 오전 11:56:08

[노컷뉴스 제공] 뭇 남성들을 상대로 억대의 엽기적 사기 행각을 벌여온 20대 여성이 결국 쇠고랑을 찼다.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미혼의 A(28) 씨.

대학을 졸업한 뒤 전남의 한 도시에서 학원을 운영할 정도로 지성과 경제력을 갖춘 여성이었다.

A 씨는 2007년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박 모 씨에게 "키 165cm로 이효리를 닮았고, 교원 임용고시에 합격해 연수를 받고 있는 친구가 있다며 소개시켜주겠다"며 접근했다.

A 씨는 자신이 친구 B인 것처럼 가장해 박 씨에게 "A가 학원비 52만 원을 도둑맞았는데 빌려주면 갚을 것"이라고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수법으로 지난해 7월까지 박 씨로부터 124차례에 걸쳐 5천918만 원을 가로챘다.

A 씨는 또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정 모 씨를 알게 돼 "교통사고 합의금 300만 원을 빌려주면 갚겠다"거나 "낙태 수술비 30만 원이 필요하다"는 등 이유로 지난해 3월까지 정 씨로부터 4차례에 걸쳐 210만 원을 받았다.

A씨는 이밖에도 우연히 알게 된 최 모 씨에게도 "학원 사업자금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300만 원을 송금받았다.

A 씨는 그런가 하면 허 모 씨에게는 "할아버지 장례비로 300만 원이 필요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지난해 9월까지 18차례에 걸쳐 3천999만 원을 챙겼다.

A 씨의 사기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9월에는 채팅 사이트에서 알게 된 윤 모 씨에게 전화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친구에게 2천600만 원을 줬는데 사기를 당했다"며 "우선 120만 원을 급히 갚아야 한다"고 호소해 윤 씨에게 50만 원을 송금 받았다.

그러나 A 씨의 이같은 행각도 꼬리가 길다보니 결국에는 잡히게 됐다.

A 씨가 계속 돈만 요구하며 약속했던 친구 B씨를 소개시켜주지 않고 이런저런 핑계만 들이대자 조 모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

A 씨는 새로 개통한 휴대폰으로 조 씨에게 "A 친구 B인데 A가 힘든 상황에 있으니 A에게 500만 원을 보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를 수상하게 생각한 조 씨는 돈을 보내지 않았다.

신고를 접한 경찰은 이후에도 이같은 내용의 고소장이 잇따라 접수되자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고, 핸드폰 문자메시지 송수신 경로를 추적해 A 씨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A 씨는 23일 사기 등의 혐의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구속 수감됐다.

검찰과 경찰의 조사결과, A 씨는 5명의 남자로부터 모두 150차례에 걸쳐 1억 원 가량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사기행각으로 생긴 돈을 대부분 유흥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애인이었던 학원강사와 사귀면서 많은 돈을 쓰게 됐고, 학원운영 수입으로는 부족하자 이같은 수법의 사기행각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 씨가 선량하고 성실한 청년들을 상대로, 있지도 않은 가상의 여성 인물을 내세워 사기를 벌였다"며 "A 씨에게 농락당한 피해 남성들의 정신적 고통이 큰데도 반성의 빛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A 씨가 "병원에 입원했다며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연기를 요청한 후 입원 기간에 회식하러 외출하는 등의 행태까지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사건이 불거지자 피해 금액의 20% 수준에 불과한 2천만 원을 법원에 공탁했으나 피해 남성들은 "어렵게 모은 돈을 사기 당했다"며 공탁금을 거의 찾아가지 않았다.

한편, A 씨는 수사기관의 조사 내내 "남성들에게 말한 여자 친구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며, 자신이 남성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다"라며 범행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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