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31억 아파트, 아들에 22억에…국토부, 이상 직거래 집중점검

작년 1월~내년 6월 신고분 대상 기획조사 실시
9월 전국 아파트 직거래 17.8%…작년 대비 2배
  • 등록 2022-11-17 오전 11:00:00

    수정 2022-11-17 오전 11:21:14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아버지가 아들에게 시세 31억원의 아파트를 22억원에 직거래 매도했다. 선금으로 1억원을 받고, 아들과 임대보증금 21억원의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선금 1억원도 돌려줘 증여세·양도세 등 탈루가 의심됐다.

법인 대표가 법인으로부터 시세 24억원의 아파트를 16억원에 직거래 매수하여 소득세 탈루가 의심됐다.

국토교통부는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직거래 방식으로 이뤄지는 부동산 거래행위 중 편법증여, 명의신탁 등이 의심되는 불법 거래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3차례에 걸쳐 전국 아파트 이상 고·저가 직거래에 대한 고강도 기획조사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방인권 기자)


최근 전국 아파트 거래에서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직거래 비중이 17.8%까지 치솟았다. 1년 전(8.4%)보다 2배 가량 늘어났다.

직거래는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고 거래 당사자끼리 거래하는 방식인데, 중개수수료를 아끼려는 목적도 있지만 대부분 가족이나 친인척 등 특수 관계에서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최근 집값이 하락하고 내년부터 증여 후 양도할 때 적용되던 이월과세 대상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날 예정으로 서둘러 증여를 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국토부는 연간 100만여 건에 이르는 주택 거래신고 내용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부동산 거래를 분석해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직거래 사례에 대해서는 직접 실거래조사를 하거나 지자체와 협업해 조사해오고 있다.

이번 기획조사는 지속적인 직거래 증가 추세를 감안해 전국의 아파트 거래 중 지난해 1월부터 내년 6월 신고분까지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특히 특수관계인 간 이상 고·저가 직거래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조사는 총 3차에 걸쳐 단계별로 시행되며,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와 함께 편법증여, 명의신탁 등 위법의심행위에 대해서는 국세청·경찰청·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남영우 토지정책관은“모든 고·저가 직거래를 불법 거래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경우 편법증여나 명의신탁의 수단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거래 침체 속에서 시세를 왜곡해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를 통해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 조치해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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