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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해외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소비 침체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005300)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822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약 87.4%(850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1%(2481억원) 증가한 2조5061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1371억원으로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롯데칠성의 주력 부문인 음료사업을 제외한 주류사업만 놓고 봐도 견고한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주류사업 매출액은 6722억원으로 전년보다 10.3%(625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505억원 증가한 24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이처럼 국내 양대 소주 제조사의 실적이 엇갈린 주된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적모임 제한과 영업시간 단축으로 음식점과 유흥업소가 장기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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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소주는 약 3조원 규모로 전체의 33%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이 중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이 약 65%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019년 진로이즈백 출시 이후 점유율이 10%포인트가량 더 올랐다.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의 점유율은 15% 안팎이다. 2019년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 운동의 유탄을 맞으면서 당초 25%대에서 절반 가까이 빠졌다.
약 4조원 규모의 맥주 시장에서는 오비맥주 ‘카스’의 점유율이 약 50% 안팎으로 가장 높고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약 20%로 추산된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는 약 5%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소용 대 가정용 주류 판매 비중은 코로나 시대 이전 약 5.5대 4.5에서 최근 3.5대 6.5로 크게 뒤집어졌다. 가정용 주류 매출 증가폭보다 업소용 매출 감소폭이 훨씬 컸던 탓이다. 소주와 맥주 소비가 급감하면서 점유율이 높았던 사업자의 손실이 훨씬 크게 발생한 것이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4% 감소에 그치며 유흥시장 장기 침체 속 선방했다. ‘처음처럼’의 라인업 정비와 페트 제품 리뉴얼 등 가정용 시장 특성에 맞춘 발 빠른 변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와인과 맥주 판매량이 각각 34.4%, 14.5% 늘며 주류사업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판매가 급감했다가 차츰 이미지가 개선되며 점유율이 회복세로 접어든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소주와 맥주 사업 비중이 컸던 만큼 사적모임 제한에 따른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와 와인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소주·맥주의 리뉴얼 마케팅을 강화하며 상대적으로 가정용 주류 시장에서 선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