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간호사, 책임감에 펑펑 울더라”…명지병원 이사장의 글

명지병원 코로나19 격리병동 근무 간호사 2명 확진
이왕준 이사장 “격리 치료 시작한 간호사들에 응원 부탁”
  • 등록 2020-04-27 오전 9:41:40

    수정 2020-04-27 오전 9:41:4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국가지정 음압 격리병상을 운영하는 명지병원의 격리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이들을 향한 응원을 부탁했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사진=이 이사장 페이스북 게시물 캡처)
이 이사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지병원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시작한 지 94일 만에 내부 희생자가 나왔다. 국가지정격리병동을 전담해 오던 간호사 중 2명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돼 확진 판정 후 명지병원 격리병동에 입원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어젯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전수 검사를 시행한 격리병동의 나머지 의료진 45명은 모두 음성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그는 “2월말 대구·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폭증하면서 명지병원에도 전원된 환자들이 늘어났고 이후 9개 국가지정격리병상의 평균 가동율은 7.3명이었다”라며 “이 9명의 환자만을 보기 위해 완전 전담으로 일하는 의료인력이 간호사 34명에 간호조무사 5명, 전담 레지던트 2명, 전담 주치의 교수 2명으로 총 43명인데 다른 행정 및 의료지원 인력은 별도고 협진하는 심장내과 등 교수 인력도 별도”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이들의 피로도가 100일이 다 돼가면서 급속도로 쌓이고 있다”면서 “변명 같긴 하지만 간호사들이 격리병동 내에서 배달된 도시락을 같이 까먹으면 안 되는데 모여서 식사한 것은 일종의 작은 수칙 위반이다. 식사 때 2명이 상호 전염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틀간 역학조사에서 밝혀졌듯 이 간호사들은 거의 집과 병원만을 오갔고 모두 혼자 자취생활 중인데다 외부인 접촉은 거의 없어 보인다”라며 “지난 몇 개월 동안 자가격리 수준으로 병원과 집을 오가며 일하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직원들이 너무 안쓰럽다”라고 전했다.

그는 “확진 간호사 2명 중 한 명이 주임 간호사인데 책임감 때문에 확진 판정 후 입원해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라며 “절대 자책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해당 주임 간호사는 아래 연차 주니어(간호사)들과 달리 인력 대체가 쉽지 않아 지난 19·20·21일 3일 연속 나이트 근무를 한 뒤 하루 쉬고 다시 23·24·25일 3일 연속 이브닝 근무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1월26일 3번 환자가 처음 나왔을 때 병원 환자 보호자들이 많이 동요할까 봐 즉각 통신문을 만들어 돌리고 병원 간부진들이 라운딩을 했다”라며 “오늘도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알기 전에 병원 측에서 ‘명지병원에서는 격리병동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하는 의료진이 원칙적으로 다른 일반 병동의 환자진료를 하지 않으며, 격리병동 E관은 출입동선은 물론 본관 병원건물과 완전 차단돼 안전하게 관리되므로 이번 상황으로 동요하지 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돌리고 상황을 공유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현재 병원의 상황은 평온하고 환자들과 지역주민들의 신뢰에 가슴이 뿌듯하다”면서 “격리 치료를 시작한 두 명의 간호사들에게 큰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경기도와 고양시 등은 “명지병원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동에 근무하는 20대 간호사 A씨가 지난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다음 날 또 다른 20대 간호사 B씨가 격리병동에 근무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적 전수검사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해당 간호사 2명 자택에 대한 방역 소독을 진행했으며 이들이 일반병동 의료진과 접촉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지정 음압 격리병상을 운영하는 명지병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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