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외길 김동욱 교수, 뚝심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가 되다

김동욱 교수(혈액내과) 자랑스러운 가톨릭의대인상 수상
세계적 백혈병치료제 슈펙트 개발, 글리벡 복용 중단 가능성 제시 등 뚜렷한 연구 성과
  • 등록 2015-01-23 오전 10:52:05

    수정 2015-01-23 오전 10:52:0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세계적 만성골수성백혈병 권위자인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가 2015년도 자랑스러운 가톨릭의대인상(학술연구부문) 수상자로 선정, 오는 24일 자랑스러운 가톨릭의대인의 밤에서 상을 수상한다.

김 교수는 “20년간 만성골수성백혈병이란 한 우물만 파오면서 많은 고난과 시련이 있었지만 드디어 모교와 선배님으로 부터 연구성과를 인정받으니 그 무엇보다도 기쁘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슈펙트’탄생과, 최근 평생 복용 약으로만 인식돼왔던 표적항암제 ‘글리벡’ 복용 중단 가능성 제시, 새로운 백혈병 발병 유전자 발견 등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굵직한 연구 결과 중심에 있는 김동욱 교수로서는 매우 겸손한 소감이다.

그는“세계적인 학회나 국가 공인 수상도 많았지만 이번 모교에서 열어준 행사에서 받은 상이 본인에게 제일 뜻 깊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의 백혈병 연구수준을 국제적으로 끌어올린 김동욱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혈병 치료의 이단아’라고 불릴 만큼 많은 국내 의료진이 선호하는 조혈모세포이식 보다는 표적항암제 연구에 몰입해 왔다.

2000년대 초반 그의 스승이자 국내 조혈모세포이식의 대가 김춘추 교수는“모든 백혈병 치료의 해답은 조혈모세포이식에만 있다”며 표적항암제 연구를 그만하라고 핀잔을 주기 일수였다.

당시 같은 학계에서 활동하는 학자들과는 달리 유독 표적항암제의 내성 연구에 몰두했다. 그리고 주말에 시간이 나면 골프장보다는 백혈병 환우들과 산행을 가거나 질의 응답시간을 갖는 등 그의 사적인 시간 마저도 환우들과 함께했다.

김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학회 보다는 해외 학회에서 더 많은 발표를 하게 되고 국제적으로 더 많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즉, 국내 학회에서 토론할 대상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지명도가 높은 세계적 국제학술지에 약 130여편의 백혈병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이같은 업적과 함께 그의 약 10년을 끌어온 국산 표적항암제 슈펙트의 개발은 그동안 제자를 오해하던 김춘추 교수를 흐뭇하게 했다. 슈펙트 개발을 통해 아시아 백혈병 환자들에게 고가의 표적항암제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게 했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로 총 2건의 백혈병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 25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3건의 백혈병 유전자 진단 기술을 산학협력단을 통해 국내생명공학회사로 성공적으로 기술 이전했다.

또한 2001년 이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의‘한국백혈병은행’, 보건복지부의 ‘혈액질환유전체사업’, 2차례의‘암정복 사업’의 연구 책임자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총 6건의 기초 과학 분야의 국제공동연구를 수행중에 있다.

2005년부터 스위스 노바티스사의 표적항암제 국제임상연구의 유전자 분석 중앙연구소로 지정되어 아시아 환자들의 백혈병 유전자를 분석하는 국제중앙연구소로 지정되어 연구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와는 2006년부터 WHO의 백혈병 유전자 분석 표준 연구를 위한 연구소로 지정되어 세계 표준화 분석법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표준연구소 운영과 국제 교류를 통한 유전자 분석 표준화 경험을 바탕으로 유전자 분석 표준화 정착을 위하여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인‘아시아 백혈병 유전자 분석 표준화 (Asia Standardization Molecular Assay, ASMA) 프로그램’을 시행해 아시아 각국의 주요 연구소 및 병원들과의 백혈병 유전자 분석 표준화 및 정도 관리 연구를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백혈병 유전자 분석 표준화를 위한 아시아 각국의 백혈병 연구 교수, 의사 및 기초 과학자를 위한 1-4주 과정의 커리큘럼으로 만들어져 2006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아시아 9개국 57명의 연구자들이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방문해 백혈병 유전자 분석의 표준화 실기 및 이론 교육과 만성골수성백혈병 표준 진료 지침 습득을 위한 실무 교육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와 과학자 들은 이미 미주 및 유럽 선진국 유수의 연구소와 병원에서 이미 연수를 마친 전문가들로 세계 백혈병 연구와 진료의 표준 지침을 배우기 위하여 서울성모병원으로 단기 연수 신청을 하고 있으며, 현재 동일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영국의 국제만성골수성백혈병재단과 비교해 연수 신청한 연구자 수를 압도하고 있다.

김동욱 교수는“이제는 그 누구보다도 스승님이 내가 가고 있는 학문 방향에 지지를 보내주고 계신다. 아시아의 백혈병 환우들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값싸고 효과가 좋은 백혈병 치료제와 진단법을 개발하는데 평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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