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압류미술품 155점 서울옥션 특별경매

겸재 정선 등 조선후기 화가 화첩 최고가 추정
이대원·오치균·데이비드 살르 그림
스페인 수제 도자기인형까지
12월18일 평창동 본사서
  • 등록 2013-11-27 오전 11:59:14

    수정 2013-11-27 오전 11:59:14

겸재 정선 ‘계상아회도’(사진=서울옥션)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압류미술품이 서울옥션 특별경매를 통해 처음으로 상세히 공개된다. 서울옥션은 12월 18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본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를 진행한다. 이번 경매에 나온 압류미술품들은 시대나 장르, 형식과 값어치에서 상상 이상으로 방대하다. 고미술과 근·현대미술은 물론 해외미술품과 도자기인형까지 포함됐다. 모두 155점이다.

특별경매되는 작품은 크게 4가지로 구성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추정가 최고가인 조선후기 18~19세기 화가들의 화첩이다. 전 전 대통령 집안에서 오랫동안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이 화첩에는 겸재 정선의 그림 5폭, 현재 심사정의 그림 3폭을 비롯해 관아재 조영석, 표암 강세황, 호생관 최북, 북산 김수철 등 모두 9명의 작가가 그린 총 16폭의 그림이 담겨 있다.

이중에서도 정선의 ‘계상아회도’는 우뚝 솟은 산과 굽이쳐 흐르는 계곡의 모습을 시원한 구도로 풀어낸 수작이다. 너른 바위에 모여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인물들과 나귀를 타고 이들을 찾아가는 또 다른 인물을 통해 겸재 특유의 필치와 화법을 엿볼 수 있다. 심사정의 ‘송하관폭도’도 세심한 필력과 인물묘사가 뛰어나다. 근경의 바위와 굽이친 소나무, 쏟아져내리는 폭포를 배경으로 이를 바라보는 선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특히 표암 강세황의 평이 곁들여져 작품의 가치를 더한다.

현재 심사정 ‘송하관폭도’(사진=서울옥션)


한국 근·현대미술품 중에는 이대원 화백의 ‘농원’이 눈에 띈다. 오랜 기간 전 전 대통령 자택에 걸어뒀던 작품이다. 작품은 가로가 194cm에 달하는 120호 크기의 대작으로 1987년에 제작됐다. 점과 선으로 풍경을 묘사하는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이와 함께 오치균의 풍경화를 비롯해 변종하·김종학·권순철·최영림의 유화 등 근·현대미술 주요 작가들의 작품, 배병우·구본창 등 사진작가들의 작품들도 포함돼 있다.

해외미술로는 미국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데이비드 살르의 유화와 이탈리아 트랜스 아방가르드 대표작가인 밈모 팔라디노의 작품, 중국 작가 장샤오강과 영국 표현주의의 대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판화 등이 있다.

한국 현대미술 생존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포함됐다. ‘생동하는 미술’이라는 뜻의 ‘아르비방’(Art Vivant) 작가군에 속한 권여현·김근중·조덕현·정경연·형진식 등이다.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가 운영하는 시공사에서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년여에 걸쳐 동명의 화집 시리즈(55권)로 출간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자 컬렉션도 있다. 스페인 수제 도자기인형 전문 브랜드인 야드로 컬렉션이다. ‘앤젤 오브 더 미러’(Angel of the Mirror)라는 작품은 레전드급 컬렉션에 속한다. 천사의 모습을 한 도자기인형에 금과 은을 입히고 눈은 다이아몬드로 만들었으며 흑요석으로 만든 거울을 들고 있는 형태다. 야드로 도자기 인형 중에서도 고급 라인에 속한다. 가격대는 수십만원에서 수억원대까지 매우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경매에 앞선 프리뷰 전시는 12월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점 호림아트센터 1층에서, 또 14일부터 17일까지 평창동 본사에서 열린다. 02-2075-4434.

이대원 ‘농원’(사진=서울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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