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스왑, "죽느냐, 사느냐" 기로

  • 등록 2002-11-04 오후 2:30:07

    수정 2002-11-04 오후 2:30:07

[edaily 강종구기자] 미국의 대표적인 할인증권사인 찰스스왑이 "성장으로의 복귀냐 아니면 붕괴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CBS마켓워치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0년 이후 지속된 증시침체와 인터넷 거품 붕괴로 숨통이 막힌 찰스스왑이 최근의 월가 스캔들로 기사회생하거나 또는 몰락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30년전 무명의 증권브로커였던 찰스스왑은 그의 이름을 따 증권매매수수료를 대폭 낮춘 할인증권사를 설립,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또 찰스스왑 자신은 소액 개인투자자들의 영웅이 됐다. 그러나 인터넷 버블이 꺼지고 증시가 장기침체를 보이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찰스스왑은 어떻게든 떠나는 투자자들을 잡아야만 할 처지에 놓였다.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외면하면서 찰스스왑의 고객도 크게 줄고 당연히 주가도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찰스스왑은 인터넷 붐 및 거품붕괴와 영욕을 같이 했다. 주가는 1997년부터 99년말까지 2년동안 173% 상승했으나 2000년초부터 지금까지 63% 폭락했다. 90년대 온라인 거래시스템 구축에 들인 노력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급기야 지난달 22일 메릴린치는 찰스스왑에 대해 "매도"추천을 냈다. 찰스스왑 자신도 자신과 회사가 곤경에 처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스왑은 지난주 1000명 가량의 금융자산관리사(FP)들을 대상으로 워싱톤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현재 증시상황은 내가 겪어 본 것중 최악"이라고 고백했다.

증시상황뿐 아니라 올해 3분기 실적도 찰스스왑이 겪어 본 중 최악일 것이다. 지난달 15일 찰스스왑은 올해 3분기 실적이 4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바로 1년전인 2001년 3분기 1300만달러의 흑자가 무색할 지경이다. 온라인증권거래와 관련된 비용이 크게 증가한데다 직원해고와 지점폐쇄등으로 1억6000만달러의 특별손실이 발생한 것이 보고서를 붉은 글씨(적자)로 물들게 했다.

찰스스왑은 온라인증권사의 속성상 강세장에 강하고 약세장에 약할 수 밖에 없다. 매매수수료는 낮춘 만큼 거래가 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3분기 거래량은 지난해 동기에 비히 3.5% 줄었고 2년전과 비교하면 37% 급감했다.

찰스스왑은 인터넷버블과 거품붕괴 이후 다시 기로에 섰다. 이번에 운명을 결정할 변수는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리서치부문의 투자자 오도행위와 관련된 각종 스캔들이다. 정확히는 월가 스캔들에 대해 투자자들과 감독기관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이다. 스캔들 여파로 메릴린치나 살로먼스미스바니 등 월가의 리딩증권사들이 타격을 입을 경우 찰스스왑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작금의 월가스캔들은 1980년대 뉴욕증시를 강타한 월가의 내부자거래 악몽에 비견할 바 아니다. 당시 내부자거래 스캔들이 개인들의 범죄행위였다면 이번 스캔들은 월가 투자은행들 자체의 비리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찰스스왑은 월가 스캔들에서 자유롭다. 투자은행업무를 하고 있지도 않으며 공격적으로 "매수"를 부르짖는다는 소리를 듣지도 않는다. 최소한 이해상충의 문제는 없다.

찰스스왑은 이점을 적극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찰스스왑만이 이해상충으로 얼룩진 월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찰스스왑의 찰스스왑 회장은 "투자자들은 월가의 최고경영자들과 감사인들이 개인적인 책임을 지기를 원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 모두가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스왑은 또한 광고를 통해 월가와 월드컴 및 엔론등의 유착으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수십억달러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한편 투자자들에게는 주식시장이 아직 침체상태지만 인내를 갖고 버티라고 독려하고 있다.

월가와 찰스스왑 중 승리자는 결국 "누가 오래 버티느냐"의 게임이 될 공산이 크다. 월가가 먼저 스캔들의 악재를 벗어나 정상을 회복하느냐, 아니면 찰스스왑이 그보다 빨리 월가가 잃어버린 땅을 차지하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투자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찰스스왑이 제시한대로 "도덕적인 선택"을 내릴지, 아니면 찰스스왑과 그 회사를 월가와 도매금으로 취급할지는 투자자들만이 알고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찰스스왑은 월가스캔들의 수혜자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푸트남 로벨증권의 애널리스트 리차드 레페토는 "스왑은 월가조사를 이용해 이득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의 실적은 개인투자자들이 월가뿐 아니라 찰스스왑도 믿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찰스 스왑 회장 역시 시티그룹의 샌디 웨일 회장과 마찬가지로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다. 샌디 웨일 회장은 월가에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 있지만 최근 스캔들로 인해 명성에 크게 금이 가 있다. 전문가들은 웨일과 스왑은 한창 전성기였던 2~3년전에 물러났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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