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유출 부적절"…시진핑, 캐나다에 이례적 공개 항의

시진핑 "정중하게 서로 소통해야" 일침
양국 비공개 약식 회담, 캐나다 총리실發 공개
그대로 영상 담겨…튀르도 "국민 알 권리 중요"
  • 등록 2022-11-17 오전 11:00:08

    수정 2022-11-17 오전 11:00:08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언론에 유출됐다며 이례적으로 타국 정상에게 공개 항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주요 20개국(G20) 연회 풀(POOL) 영상 캡처)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연회에서 시 주석은 트뤼도 총리에게 “우리의 논의 내용이 언론에 유출됐다”면서 “그것은 부적절하고, (언론에 나온 내용이) 실제 대화가 진행된 방식도 아니”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시 주석은 “당신이 진심이라면 우리는 정중하게 서로 소통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결과가 어떨지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솔직한 대화를 믿는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계속해서 건설적으로 협력하겠지만 양국이 동의하지 않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이에 시 주석은 “먼저 조건을 만들자”면서 악수를 한 후 발길을 돌렸다.

40초에 가까운 두 사람의 대화는 그대로 방송 영상에 담겼다. 시 주석은 웃는 얼굴로 트뤼도 총리에게 말을 건넸지만 이내 미소를 거뒀다.

두 사람은 지난 15일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에 없던 10분 정도의 비공개 대화를 진행했다. 이후 캐나다 언론은 캐나다 총리실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국제 정세와 중국의 2019년 캐나다 선거 개입 의혹 등에 대해 시 주석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항의한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시 주석의 불만 제기 이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도자들은 국민을 대신해 하는 일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때로 민감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더라도 이를 캐나다인들에게 알리는 것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중국도 이에 대응해 캐나다 국적 전직 외교관과 사업가를 간첩 협의로 체포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캐나다 양국 관계는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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