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재개발(뉴타운) 사업지에서 올해 초 대비 1억~3억원 하락하고, 급매의 경우 4억~5억원씩 하락한 물건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자고 일어나면 수천만원씩 오르던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청량리·북아현·이문휘경·상계뿐 아니라 비교적 견조하게 버티던 노량진·한남·마천 등의 지역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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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북아현 뉴타운 2구역에서 전용 59㎥ 신청 기준 다세대 빌라(대지 8평) 조합원 매물은 연초 호가가 13억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비슷한 매물이 10억원까지 내려갔다. 삼성물산과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북아현 2구역은 강북 최대 규모 재개발 단지다. 개별 물건마다 권리가액(감정가)이 다소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엔 프리미엄이 11억원까지 뛰었는데 최근 초급매의 경우 감정가 8800만원 매물 프리미엄이 5억 5000만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통상 재개발은 기존 주택이나 건물이 철거된 뒤 그 자리에 지어질 신축의 가치를 미리 반영해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 기준이 되는 신축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서 재개발 매물 가격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거래 절벽에 미분양까지 이어지자 매수 문의도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다. 부동산 하락기에는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청량리 뉴타운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개발 매물들이 올 초 대비 1억~3억원씩 빠진 분위기”라면서 “개발 기대감 때문에 문의는 꾸준한 편이지만 급매의 경우 프리미엄이 4억원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절벽 속 하락 추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개발 사업은 시간이 오래걸리는 데다 미래 가치의 기준이 되는 신축 아파트값이 하락하면 프리미엄도 떨어지기 때문에 리스크와 투자 기간 등 기준을 명확히 세운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재개발은 신축 아파트를 바라보고 진행되는 시장이라 최근 조정 국면인 분위기”라며 “신축이 빠지면 미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프리미엄도 하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하락기에는 완공 이후 추가 상승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 잘 따져보고 들어가야 한다”면서 “장이 꺾이면 사업성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거나 멈출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