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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MZ세대를 겨냥한 PB(자체브랜드) 개발팀, ‘MZ PB개발팀’을 출범했다. 신사업 관련 사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자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진행한 사내 공모전의 결과물이다. MZ세대를 겨냥한 제품 개발을 MZ세대들에 맡겨보자는 취지였는데, 이 아이디어로 공모전 1등을 차지한 최 팀장 등 4명이 자신들의 아이디어 실행 당사자가 된 셈이다. 최 팀장을 비롯해 팀원 1명이 1989년생이며 2명은 1991년생이다.
최 팀장 및 4명의 구성원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원하는 대로 아이디어를 낸다. 팀 내부 논의를 거쳐 아이디어가 선정되면 사내 다른 MZ세대들의 의견을 거쳐 최종 개발 여부를 결정한다. 전략 또한 완벽히 틀을 깼다. ‘대성공을 추구한다’라는 포부 넘치는 설명 대신 최 팀장의 입에선 ‘빠른 실패’, ‘작은 성공’이라는 전략이 나왔다.
MZ PB개발팀이 연초 선보인 첫 제품 ‘우주프로틴’엔 이같은 전략이 고스란히 담겼더. 성과 또한 작지만, 놀라웠다. 롯데홈쇼핑이 아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한정 판매한 결과 현재까지 초도 생산 물량의 70% 이상이 판매됐고, 펀딩 금액 역시 2061만원을 기록하며 당초 목표의 4123%를 초과 달성했다.
최 팀장은 “펀딩 금액이 작아 보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브랜드로 특정기간 2000만원 이상의 펀딩을 받았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성과”라며 “맛을 변경해 2차, 3차 출시를 이어갈 계획으로 쌓이고 쌓이다 보면 1억원 펀딩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프로틴’에 이어 ‘고체샴푸바’·‘치약과 대나무 칫솔’ 등 친환경 패키지와 숙취해소제를 준비 중이라는 최 팀장은 “연내 새로운 제품 6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PB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선 1년여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최 팀장은 “MZ PB개발팀이 실패하든 성공하든 회사에 이미 충분히 좋은 무형자산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경험이 사내 다른 팀 또는 향후 생길 유사한 형태의 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롯데홈쇼핑에서 우리 팀만 유일하게 완전 자율 출근을 하고, ‘님’ 호칭을 쓰고 있다”며 “이런 운영 방식이 사내에 확산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