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버티기에 돌입한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가 출혈 경쟁 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천명대를 돌파한 11일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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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항공정보포탈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1월 146만명 △2월 230만명 △3월 260만명 △4월 298만명 △5월 312만명 △6월 304만명 △7월 293만명 등으로 집계됐다. 2월 이후부턴 대유행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상회하는 수준이다. 2019년 5월 여객 수는 287만명, 6월 281만명이었는데, 올해 5월과 6월 여객 수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7월 여객 수가 소폭 줄었지만 2019년 7월(276만명)과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이는 대유행 이후 국제선 여객 수요가 바닥을 친 상황에서 LCC업계가 한정된 국내 수요를 잡기 위한 출혈경쟁을 지속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이 나오는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이 막혔기 때문에 선택권이 없다는 게 LCC업계의 설명이다.
LCC업계는 여름철 국내선 수요를 잡기 위한 가격할인 정책을 줄지어 내놓고 있다.
제주항공은 성수기 기간을 포함한 프로모션 기간 국내선 전 노선의 항공권을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가 포함된 총액 운임 기준 1만6200원부터 판매한다. 제주항공은 액티비티, 여행버스, 숙박 등 제휴 할인도 제공한다. 티웨이항공은 평일 여행객을 겨냥해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김포/대구/부산/청주~제주 노선은 10%, 광주~제주 노선은 15%의 할인율을 제공한다. 에어서울도 김포~제주 노선 편도총액 최저가를 1만1000원부터 책정했다. 김포~부산은 2만300원, 부산~제주는 1만6200원부터다.
11일 취항을 시작한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도 가격경쟁에 뛰어들었다. 에어프레미아는 LCC업계에서 드문 중대형기를 도입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LCC업계의 가격경쟁을 고려해 저렴한 운임을 매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신규 취항을 기념해 공식 홈페이지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1만5000원 상당의 바우처를 준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2매 예매할 경우 1매를 무료로 제공하는 1+1 이벤트도 진행한다.
일각에선 LCC업계의 출혈 경쟁이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가격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LCC업계의 적자행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2분기 매출액이 75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8.6% 늘었음에도 영업손실이 712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LCC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2분기 영업손실을 390억원으로 내다봤다. 진에어 역시 5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LCC업계의 국제선 매출 비중이 80% 이상이기 때문에 국내선 운항으로는 사업수익을 내기 힘들다”며 “결국 코로나 팬데믹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버티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