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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연출가인 황이선은 지난 2002년 서울예대 극작과 재학시절 연극계 대가인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18일 SNS에 폭로했다. 학내에 성추행이 상습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선배들은 방조했다고 썼다. 그는 “모 교수가 밥자리와 술자리에서 손을 만지고 허벅지를 만졌다”며 “차 안에서는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사타구니 사이로 넣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연극배우인 A도 회식을 하다 다른 연극계 거장이라 불리는 모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SNS로 고발했다. 그는 “상 아래에서 허벅지와 사타구니를 움켜잡고 꼬집고 주물렀다”며 “소리를 지를 수도 뿌리칠 수도 없었다”고 했다. 당시 동석한 이들은 성추행을 말리지 않고 방조하거나 딴청을 피웠다고도 했다.
“이윤택으로 벌벌 떨며 대책을 강구하는 것 다 안다. 이름이 안 불리기를 바라겠지만 그런다고 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미투’로 성추행당한 사실을 폭로한 연극배우 B는 이같이 꼬집으며 ‘제2의 이윤택’이 더 있으며 연극계에 성범죄가 만연하다고 알렸다.
현재 폭로로 실명이 드러난 이는 이윤택 외 하용부 밀양연극촌장, 변희석 음악감독 등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윤택 연출의 성폭행 의혹을 처음 고발한 김보리(가명)씨는 19일 새벽 두 번째로 올린 글을 통해 “2001년 여름 하용부 씨에게 연극촌 근처 천막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용부 씨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19일 출연 예정이던 2018 평창문화올림픽 공연에 불참했다. 변 감독 역시 커뮤니티를 통해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폭로글이 올라와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는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윤택 연출은 기자회견에서 성추행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면서도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는 있었지만 폭력적이거나 물리적인 강압을 통한 성폭행은 없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윤택 연출의 성범죄를 최초로 고발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성관계였다고 말하는 그 입에 똥물을 부어주고 싶다”면서 “기자회견장에서 자수를 한 셈이다. 다음 수순을 밟을 테니 감옥 갈 준비나 하길 바란다”고 강하게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