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튼 '변강쇠전' 창극으로 태어나다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원작 비틀기 달인 고선웅 연출의 첫 창극 도전
"해학성 그대로 캐릭터는 현대 시선으로 재창조"
6월11~7월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등록 2014-05-20 오전 11:34:04

    수정 2014-05-20 오전 11:34:04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변강쇠 역을 맡은 배우 김학용(왼쪽)과 옹녀 역의 이소연(사진=국립극장).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변강쇠 하면 외설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그 안의 캐릭터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사랑이 숨어 있다. 이걸 잘 표현하면 혼탁한 이 시대에 사랑과 욕망에 대한 거울을 보여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고전 판소리 ‘변강쇠전’이 새로운 창극으로 탄생한다. 내달 11일부터 7월 6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통해서다. 원작 비틀기의 달인으로 알려진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을 맡아 처음 창극에 도전했다.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고 연출은 “원작이 지닌 해학성은 그대로 표현하면서 캐릭터는 오늘날의 시선으로 재창조했다”며 “이 작품의 섹시 코드는 노출이 아닌 걸쭉한 대사와 오디오에 있다”고 강조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정력남 변강쇠’에만 맞춰져 있던 시선에 점을 찍고 새로운 ‘옹녀’ 이야기를 담았다. 변강쇠 못지않은 센 여자 옹녀를 음녀가 아닌 열녀로 설정하고 그녀가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원작의 후반부는 남자들이 계속 죽어나가는 ‘줄초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이번 작품에선 옹녀의 변화를 새롭게 넣었다. 선택권이 없던 그녀가 공격적인 인물로 바뀐다. 변강쇠에게 병을 준 장승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장면도 나온다.”

작창과 작곡은 국악그룹 ‘푸리’의 멤버이자 안숙선 명창의 제자인 한승석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판소리와 더불어 비나리, 가곡, 시조, 심지어 대중가요와 왈츠까지 활용한 다채로운 소리들을 배치했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주인공 변강쇠 역은 국립창극단의 김학용·최호성, 옹녀 역은 김지숙·이소연이 맡았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통해 창극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보려고 한다. 처음으로 23회라는 장기 공연을 진행하는 만큼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크다. 창극이 뮤지컬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데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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