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올테면 와봐라`. 국내 진입을 앞두고 있는 전세계 가구 1위 이케아(IKEA)를 염두에 둔 한샘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지난 16일 개점한 부산센텀점에는 한샘이 대응 전략이 응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케아는 전세계 36개국에 3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연간 방문수는 5억8300만명, 매출은 290억달러를 자랑하고 있다. 국내 1위이지만 지난해 매출이 6000억원에 불과한 한샘으로서는 같은 전략으로 승부를 걸기에는 벅찰 수 밖에 없다.
이케아는 독신과 젊은층을 주고객으로 저가의 DIY 가구(스스로 설계·제작 가능한 가구)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한샘은 부산센텀점을 통해 3·4인 가족을 주 타겟으로 할 것임을 내비쳤다.
부산센텀점의 프리미엄 매장인 1층을 30평형대의 가족 공간에 맞는 인테리어 제품들로 채운 것이 대표적이랄 수 있다. 30평형대라면 중산층 가족으로 봐도 문제가 없다. 3층에 서재와 자녀방을 갖춘 것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가격 정책은 중고가로 간다. 이케아의 매장은 도시 외곽의 비교적 땅값이 저렴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센텀점은 부산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한샘은 부산센텀점을 도심형 백화점 모델에 비유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 갈 것임을 시사했다.
시공서비스 역시 한샘의 무기중 하나다. 이케아는 별도의 시공비를 부과해 왔기 때문에 가구 구입시 가격은 싸더라도 시공비까지 감안하면 가격 효과가 반감된다. 강승수 부사장은 "한샘은 가격보다 품질을 중요시할 뿐 아니라 전문 영업 사원의 상담을 통해 시공까지 해준다"며 "이것이 이케아와의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한샘의 부산센텀점 오픈에 긴장하면서도 이케아에 맞서 국내 가구시장을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큰 규모로 하는 것이 과연 성공할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라면서 그러나 "완제품을 선호하고 AS를 중요시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을 볼 때 한샘이 이케아보다 더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오픈식에서 가구업계의 삼성전자와 중국 진출을 언급했다. 부산센텀점은 국내 1위 가구업체의 자존심과 해외 진출이라는 야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한샘이 부산센텀점 성공을 발판삼아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