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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실장은 20년간 법원 부동산 경매만을 업으로 삼아왔다. 황 실장의 손을 거쳐 간 경매 부동산만 3000여건에 달한다. ◇ "경매로 막대한 시세차익 환상 버려야" 황 실장은 우리나라의 법원 경매대중화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일반직장인이나 주부들도 법원 경매법정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실제 법원경매가 대중화된 지는 불과 20년도 채 되지 않았다.
"1993년 5월 민사소송법이 개정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법원 경매는 호가 방식으로 진행돼 입찰인간 담합과 `브로커`들의 횡포가 심했죠. 이런 문제점이 지적되자 대법원은 민사소송법을 개정해 법원경매의 입찰방식을 호가제에서 입찰제로 바꿨습니다. 이후 법원 경매는 `브로커들만의 리그`가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가 가능해져 빠르게 대중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경매가 대중화됐다고 하지만 어려운 법률용어와 복잡해 보이는 경매절차 때문에 일반인들이 참여를 결정하긴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의 자금상태를 파악하고 능력에 맞는 물건을 고르는 것이 시작입니다. 이후 권리분석, 입찰표 작성, 낙찰후 잔금대출, 소유권 이전후 세입자 대처, 명도 등의 절차를 미리 예상하고 실전에 임해야 경매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황 실장은 법원경매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 실장은 "무조건 싸게 낙찰을 받기 위해서 일반인들이 유치권, 허위 임차인이 설정돼 있는 물건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면서 "이렇게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은 투자용으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되도록 권리관계가 간단한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유망 강남권 경매물건 주목.. 내집마련 기회 황 실장은 "실수요자 입장에선 지금이 경매를 통해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유리한 시기"라고 밝혔다. 특히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넘어서며 우리경제에 큰 복병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은 줄어들고, 실수요자 위주로 경매시장이 돌아섰다"면서 "반면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수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 자신에게 적합한 물건찾기에 나설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집이 경매로 낙찰된 후 명도과정에서 세입자들이 애꿏게 전세보증금을 날리는 피해사례도 많이 목격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근 전세난과 관련해 세입자들이 집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떼이는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황 실장은 "월세든 전세든 임대를 얻는 경우에도 권리분석은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등기부등본을 떼보고 근저당 앞에 권리관계가 없는지 살펴보고, 근저당이 있다면 근저당 금액과 전세금을 합친 것이 집값보다 높은 물건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실장은 2년전 `나는 경매로 반값에 집 산다`라는 제목의 책에 이어 최근엔 그동안 경매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났던 경험을 엮은 `나는 경매로 연봉만큼 번다`라는 두번째 책을 출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매에서 큰 돈을 벌어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선 안된다"면서 "경매는 머리로 투자하는 것이 아닌 성실함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현장을 다니고,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구한다면 내집마련의 희망을 더 빨리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