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은평뉴타운 연립주택용지 `속앓이`

2차례 매각추진 무산..수의계약 추진
상한제 등으로 수익성 낮아..건설사 외면
  • 등록 2009-12-03 오후 2:23:18

    수정 2009-12-03 오후 2:23:18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SH공사가 은평뉴타운 내 연립주택 용지를 팔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2차례 입찰에도 불구하고 매각이 무산된 이 부지는 결국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4일 SH공사는 은평뉴타운 1지구 15블록 연립주택용지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고를 냈다. 1지구 15블록은 은평구 진관내동 345-1 일원 2만1917㎡의 용지로, 연립주택 건립이 가능한 땅이다. 수의계약 가격은 3.3㎡당 831만원이고 총 금액은 551억원이다.

SH공사는 이 부지를 지난 8월과 9월에 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용지를 사겠다고 나선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어, 결국 수의 계약으로 전환한 것이다. 총 3만여 가구가 들어서는 은평뉴타운에서 SH공사가 아닌 민간업자가 주택을 공급하는 곳은 이 곳과 3지구 13블록(기자촌 부근, 총 500가구)이다.

SH공사가 이들 부지를 직접 개발이 아닌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는 사업자금 마련 때문이다.

은평뉴타운은 도시개발사업이어서 추첨이 아닌 경쟁 입찰을 통해 택지를 팔 수 있다. 경쟁 입찰로 팔면 감정가격보다 높게 땅값을 받을 수 있어 SH공사 입장에선 그만큼 수입이 늘어난다. 반면 SH공사가 직접 분양하면 분양가에 땅값으로 감정가격 정도만 받을 수 있다.

1지구 15블록은 4층 이하 저층으로 전용 107㎡ 148가구 건립이 가능하다. 북한산과 붙어 있어 쾌적성도 뛰어나다. 민간이 고급 연립주택을 짓기에 최상의 입지 여건을 갖춘 셈이다.

하지만 용적률 110%, 건폐율 60%가 적용돼 사업성은 떨어진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를 높게 받는 것도 힘들다. 또 단지 중간에 도로가 통과돼 가구 수는 많지 않는데도 주택 배치가 까다롭다.

SH공사 관계자는 "일단 수의 계약으로 매각을 추진하겠지만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땅이 팔릴지 미지수"라며 "내부적으로 용도를 아예 변경하거나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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