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토막 아파트 등장
17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9㎡는 지난 2006년 12월께 16억500만원까지 아파트값이 치솟았지만 최근 9억원선에서 거래됐다. 최고점 대비 7억500만원(43%)가량 가격이 빠진 셈.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아파트 112㎡는 현재 5억7000만~5억8000만원선. 2007년 1월 최고가였던 10억원에 비해 42%가량 하락했다. 강남구 대치동 쌍용 1차 104㎡도 2006년 12월 11억7500만원 대비 40%가량 가격이 빠진 7억3000만원 정도에 매물이 나와있다.
판교 입주 영향 탓으로 최근 가격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분당 지역 역시 마찬가지다.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아름건영 162㎡는 최근 6억7000만원 가량의 급매물이 등장했다. 이 아파트는 2006년 말 최고 13억원까지 가격이 오른 적이 있다. 최고가 대비 48% 하락했다.
◇ `반토막`난 아파트 거래량
서울만 놓고 본다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4월 7870건을 기록한 서울시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지난달 687건에 불과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는 한 달동안 고작 133건의 아파트 거래가 있었을 뿐이다.
수도권은 국토해양부의 아파트 거래량 조사 이후 최저 수준인 3357건을 기록했다. 올해 4월 2만3192건에 달한 것에 비해 86% 감소한 수치다.
◇ 건설사 공급 물량도 `반토막`
아파트 공급실적 감소가 가장 컸다. 10월까지 아파트공급실적은 12만3486가구로 작년 동기(31만7861가구)에 비해 61.2%가 감소했다.
10대 건설사(일본계 타이세이건설 제외)들의 올해 분양실적도 반토막 수준이다. 올해 초 10대 건설사들은 총 9만8919가구를 분양키로 했지만 12월까지 5만8840가구 분양에 머물어 계획대비 59.5%만이 분양을 완료했다.
◇ 경매 낙찰가율 `절반` 수준
경매시장 역시 반토막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달 27일 경매된 강남구 역삼동 롯데캐슬노블 전용면적 88㎡는 1명이 응찰해 감정가액 8억7000만원의 51%인 4억4550만원에 낙찰됐다. 또 지난 4일 경매된 강남구 논현동 캐렛스테이트 전용면적 114.6㎡도 감정가 7억2000만원의 66%인 4억7315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부동산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진행된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 아파트 경매는 총 943건으로 부동산시장 활황기였던 2006년 776건에 비해 167건이 늘었다.
하지만 낙찰 건수는 312건에 불과해 낙찰률은 33.1%로 2006년 같은 기간 51.8%(402건)에 비해 90건이 줄었다. 낙찰가율 역시 하락추세에 있다. 2006년 11월까지 낙찰가율은 91.2%에 육박했지만 올해 11월까지 낙찰가율은 79.6%에 불과했다.
지지옥션의 장근석 매니저는 "강남권의 하락은 다른 지역보다 대형 평형위주이기 때문"이라며 "지금 같은 부동산 불경기 때 낙찰가율의 하락은 소형평형보다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