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11일 북한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차전(26일, 중국 상하이)에 출전할 예비 엔트리 43명을 발표했다. 오는 17일 확정할 최종 엔트리는 이들 가운데 23명을 발탁한다.
이번 명단은 예비에 불과하지만 의미는 크다. 앞으로 허정무 감독이 활용할 대표팀의 인력풀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월 4일 발표한 월드컵 예선 출전 예비 멤버(50명)와 분명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관심을 모았던 이름이 소리없이 빠졌는가 하면 그 자리를 새 이름이 메우고 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의 귀환...조병국 김진규 등도 주목
이번 예비 명단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한때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허정무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했던 과거의 스타들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안정환이 대표적이다. 한국 축구의 간판 골게터 노릇을 했던 안정환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K리그로 유턴할 때 생겼던 공백 탓에 먼저 핌 베어벡 전 대표팀 감독에게 외면받았다. 베어벡 감독은 실전 감각 부족을 지적했다. 허정무 감독도 처음에는 그를 부르지 않았다. 수원 삼성에서 뛴 지난 시즌 부진 탓이었다. 때문에 안정환의 A매치 출전 기록은 지난 2006년 8월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전 이후 끊어졌다.
하지만 허 감독은 이번에 안정환을 불렀다. 지난 9일 열린 2008 K리그에서 보인 그의 활약을 눈여겨 본 까닭이었다. 수원에서 친정팀 부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안정환은 이날 전북전에서 동점골을 이끌어내는 등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때까지 남은 K리그 경기에서 한창때의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경우 다시 태극마크를 달 공산이 크다.
베어벡 사단의 일원으로 활약했으나 투르크메니스탄전,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 등 '허정무호'가 치른 주요 대회 엔트리에서 탈락한 김영광(울산 현대) 최성국(성남) 김진규(FC 서울) 등도 예비 멤버에 포함돼 정식 엔트리에 도전한다.
▲진화는 계속 된다...김호준 김형일 서상민 등 새얼굴 등록
이번 엔트리에는 안정환을 비롯 첫 예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 얼굴이 10명이나 된다. 허 감독이 예고한 것처럼 K리그를 통한 실험과 검증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GK 김호준(FC 서울), 김형일(대전), 서상민(경남) 등은 K리그에서도 신예로 꼽히는 이들이다. 김호준은 데이비드 베컴이 이끈 LA 갤럭시와 FC 서울의 친선 경기에서 승부차기를 4개나 막아내는 깜짝 선방으로 전격 발탁됐고, 경남의 신인 미드필더 서상민은 9일 대구 FC와의 개막전에서 두골을 터뜨리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경우다. 또 프로 2년차 김형일은 김호 감독의 조련으로 급성장한 대전의 중앙수비수다.
◇ 예비엔트리(43명)
▲GK= 김용대(광주)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 김호준(서울)
▲DF= 이정수 곽희주(이상 수원) 강민수(전북) 조용형(제주) 곽태휘(전남) 김진규(서울) 이상호(제주) 김광석(포항) 이강진(부산) 조병국(성남) 김형일(대전) 이영표(토트넘) 오범석(사마라FC) 김동진(제니트)
▲MF= 박원재 황지수 최효진(이상 포항) 이종민(울산) 백지훈 조원희(이상 수원) 최철순(전북) 오장은(울산) 이청용(서울) 서상민(경남) 송정현(전남) 구자철(제주) 김상록(인천) 김남일(빗셀 고베)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
▲FW= 조진수(제주) 박주영(서울) 이상호 염기훈 최성국(이상 울산) 이근호(대구) 조재진(전북) 안정환(부산) 설기현(풀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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