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기업이었던 계몽사(11840)를 인수,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키우겠다며 각종 사업을 벌여왔던 홍 모회장이 회사 공금횡령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계몽사는 작년 9월 홍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콩코드캐피탈아시아에 인수됐고 같은해 10월 감자 등의 자구노력으로 법정관리에서 탈피했다. 이어 375억원의 채무면제이익을 얻으면서 자본전액잠식 사유를 해소, 부도 4년만에 관리종목에서 해제돼 정상화의 길을 걷는 듯했다.
계몽사 인수 당시 콩코드캐피탈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4800만주를 500원에 유상증자 받았다. 이후 콩코드캐피탈은 150만주를 홍 회장에게 액면가인 500원에 매각했고 3476만주는 박종윤 외 35인에게 640원에 팔았다.
지분정리가 진행되는 동안 계몽사는 해외 업체와의 출판에 관한 판권계약을 비롯해 여러 업체와 게임, 입체영상 시력보호기, 영상물 등의 유통계약을 맺으면서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나섰다. 심지어 전혀 경험이 없는 바이오분야에도 진출, 바이오제맥스에 20억원을 투자하고 체외암진단시약을 공동개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자유치라는 호재도 내놓았다. 지난 4월초에 계몽사는 캐나다 시네 그룹과 상호 지분투자키로 합의하고 우선 3000만달러를 투자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계몽사를 인수하면서 보호예수됐던 물량 970만주에 대해 지난 3월 보호예수가 풀리자 홍 회장은 주가를 의식, "매각 계획이 없으며 올해 흑자전환하면 자사주를 오히려 매입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던 홍 회장은 콩코드캐피탈 및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계몽사 지분을 지난달 말에 절반가량 처분, 차익을 남겼다. 지난 9월 기준으로 1174만주를 보유해 21.33%의 지분율을 보였던 콩코드캐피탈은 절반 가량인 11.94%(657만주)의 지분만을 갖고 있다.
콩코드캐피탈은 24일에는 70만주, 27일에는 150만주, 28일에는 291만주를 차례로 매각했다. 또 28일 대물변제로 146만주를 매각하기도 했다. 대물변제(663원)를 제외하고는 주당 매각가가 1280원에서 1672원 사이로 취득가 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와 관련, 계몽사 관계자는 "대물변제 물량은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을때 담보로 제공한 계몽사 주식"이라며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다시 계몽사에 투자할 계획이라는 말을 홍회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소액투자자들은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차익을 다시 투자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이 사실이라면 결국 외자유치나 신규사업 진출 등의 호재 때문에 투자했던 소액투자자들은 최대주주의 배만 채워준 셈이 된다.
게다가 시네그룹으로부터의 외자유치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자 투자자들은 의도적으로 외자유치설을 흘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홍 회장은 공금횡령 및 차익제공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모럴헤저드의 단면을 보이고 있다.
19일 서울지검 특수3부(서우정 부장검사)는 홍 회장에 대해 계몽사 등 자신이 운영하던 3개 회사 공금 55여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 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작년 9~12월 계몽사 법정관리인 유모(수배중)씨에게 계몽사 인수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6차례에 걸쳐 1억7000만원을 제공하고 같은 해 9월 계몽사 주식 300만주를 주당 500원에 유씨에게 매각한 뒤 두달만에 주당 1833원에 되사 40억원의 차액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코스닥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견실하다고 평가받아온 거래소 기업의 도덕성도 이번 건을 계기로 도마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