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10월 들어 일주일 새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1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증가 속도가 둔화하는 것으로 보이나 변수도 많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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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는 지난 7일 기준 573조 4292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말(574조 5764억원)보다 1조 1472억원 감소한 것이다. 하루(4영업일) 평균으로 계산하면 2868억원씩 늘었다. 추석 연휴가 있었던 지난달 하루 평균 주담대 증가 폭이 328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00억원 가량 줄었다. 8월과 비교하면 32% 줄어든 수준이다.
주담대가 줄어들면서 가계대출도 다소 줄었다. 7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 1456억원으로 전월(730조 9671억원)보다 8215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도 3366억원 줄어들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증가 폭은 8월 역대 최대인 8조 9115억원 늘었고 9월에도 5조 9148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도 주담대와 마찬가지로 8월 역대 최대인 9조 6259억원 늘었다가 9월엔 5조 6029억원 증가했다. 9월 증가 폭이 줄긴 했지만 추석 연휴로 영업일이 줄어든 영향도 있어 금융당국도 추세 전환을 판단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적어도 10~11월 내지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추세를 봐야 완전한 추세 전환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가을 이사철 수요, 둔촌주공아파트 잔금 대출, 기준금리 인하다. 10~11월은 가을 이사철 수요 등으로 통상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하는 시기다. 또 1만 2000가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로레온)는 다음 달 27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둔촌주공 입주자는 분양대금 중 중도금 대출을 상환한 뒤 입주 지정일에 잔금 20%를 납부해야 한다. 은행권에선 “잔금 대출 규모가 3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기에 최근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인 2%보다 낮아져 이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조건이 갖춰졌다고 평가한다. 다만 최근 대출 규제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 등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둔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8881건으로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8월 6102건으로 31%가량 줄었다. 일반적으로 주담대가 주택 거래 시점에서 두 세달 정도 시차를 두고 집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 가계대출 증가 추이가 심상치 않으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 조치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세대출, 정책대출 등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하거나 주담대에 대해 위험가중치를 상향해 대출할 때 자본을 더 쌓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시행하면서 수도권 주담대는 ‘스트레스 금리’를 원래 계획보다 더 올리는 식으로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이 온다면 신속히 추가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