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사람 몸에 넣는 의료기기에 대한 조직 손상을 줄이고, 기존 기기보다 수명은 4배 이상 늘린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조일주 뇌과학연구소 단장 연구팀이 서정목 연세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뇌를 포함해 사람몸에 삽입하는 의료기기 코팅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 서정목 연세대 교수(왼쪽)와 조일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과학연구소 단장(오른쪽).(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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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기기 표면에 단분자막과 윤활유를 얇고 균일하게 코팅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기기가 사람몸에 삽입되는 동안 발생하는 기기와 조직 사이의 마찰을 줄여 조직 손상을 최소화했다.
실험쥐의 뇌에 개발한 코팅 기술이 적용된 신경 탐침을 넣어 관찰한 결과, 삽입직후 신경 탐침 내 32개의 뇌신호 측정 전극 중 90% 이상의 전극에서 뇌신호를 관찰했다. 코팅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신경탐침에서 관찰되는 신호의 2배 수준이다.
뇌조직 관찰을 통해 삽입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손상도 최소화했다. 탐침에 코팅기술이 적용됐고, 면역세포들이 기기 표면에 붙는 것을 막는 ‘생물부착방지 특성’에 따라 기존 전극 대비 4배 긴 4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뇌신호를 측정하도록 했다.
조일주 단장과 서정목 교수는 “코팅 기술은 뇌뿐아니라 다른 인체 부위 삽입 기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관련 기기의 수명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