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새로운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뱅크와 햇살론카드 등을 올해 중 만들어 서민금융에 출연하는 은행들과 카드업체 등에 취급하게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세금으로 해결해야 할 서민금융 복지 재원을 사기업인 은행 등에 떠맡기는 금융판 이익공유제”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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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햇살론 등 서민금융 재원을 위해 매년 1000억원 이상 내는 ‘금융권 이익공유제’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이 관리하는 금융자산의 범위를 확대해 금융회사 출연을 상시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출연금을 내는 회사 범위를 기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에서 은행과 보험,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전체 금융회사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데다 올해 하반기부터 최고금리 인하로 사금융으로 이탈하는 서민들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서민금융 곳간을 탄탄히 하자는 것이 법안의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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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지원 압박, 규제부담 커져”
법안은 지난해부터 논란이 일었다. 햇살론 등 서민금융과 상관도 없는 은행, 보험, 여전사들이 돈을 내는 게 여당이 주력하는 이익공유제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커지자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서는 금융권의 출연을 5년 일몰제로 하기로 했다. 일단 5년까지만 출연을 의무화한 후, 그 이후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다.
또 금융당국은 햇살론뱅크와 햇살론 카드 등 서민금융상품을 추가로 만들어 은행이나 카드사가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뱅크는 은행이 판매하는 정책금융상품으로, 정부가 최대 70~80%까지 보증을 할 계획이다. 10월께 선보일 이 상품의 금리는 연 4~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 11곳이 햇살론뱅크 취급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이나 카드사들은 어차피 큰 규모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정책금융 상품인 만큼, 큰 기대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보증비율이 높다고 해도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부실 우려는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은행들이 대한민국에 있는 한 금융 시스템과 떨어져 살 수 없다. 한쪽에서 부도가 난다 해도, 나 혼자 잘 먹고 산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면서 은행권이 고통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가진 금융기관이 아닌 주주가 주인인 금융회사인데 일반 사기업보다는 사회적 책임이 높아야 한다는 정부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코로나19 대출만기 연장과 금융지주사 배당 자제령 등에 이어 이번에 서민금융 지원까지 당국의 규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