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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시 방역 당국은 26~27일 이틀간 차오양(朝陽)구의 왕징, 동후, 공항 등 3개 도로 및 순이(順義)구 12개 도로 등에서 전원 핵산검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5일 왕징에 위치한 휴렛패커드 중국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건물은 폐쇄됐다. 최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한 주재원이 한국으로 귀국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왕징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한팅(漢庭)호텔에서도 무증상 감염자가 나오는 등 한인 사회 내 긴장감이 커진 상황이다.
베이징시 당국은 빠르게 임시 검진소를 설치했다. 왕징 지역 대부분 아파트에서는 26일 새벽부터 27일 저녁까지 무료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중한국대사관은 “이번 왕징지역 검사는 겨울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조치로 국적 구분없이 진행한다”며 “각 거주지별 거주지위원회의 안내에 따라 핵산검사 절차에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부 검진소에는 검사를 받기 위한 대기 줄이 수백미터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한파 속에서 한시간 가까이 줄을 섰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은 100만명 넘는 주민을 상대로 대규모 핵산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오양구는 26일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 왕징 등 지역에서 23만4000여명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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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양구와 인접한 순이구는 상황이 더 나쁘다. 순이구에도 적지 않은 교민들이 살고 있다.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순이구는 이미 전날 ‘전시상태’ 돌입을 선언했다. 여러 주택단지를 봉쇄했으며 13개 지역에서 전원 핵산검사를 벌이고 있다. 대상 인원은 8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다소 허술한 검사를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임시 검진소에서 진행하는 핵산검사는 목을 깊게 찌르지 않고 혀 안쪽을 훑는 수준이다. 또한 검사에는 강제성이 없다.
베이징 시민 류 모씨는 “주말에 다른 구에서 근무하는데 오후 6시면 문을 닫아버리니 검사를 받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베이징 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베이징 1곳을 포함해 코로나19 중위험 지역은 13곳에 달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26일 하루 동안 해외유입 사례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랴오닝 7명, 베이징 5명 등 12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고 이날 밝혔다. 본토 내 무증상 감염자도 4명 나왔다. 중국은 코로나19 양성자 가운데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없는 자를 확진자가 아닌 무증상 감염자로 별도 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