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배추·쇠고기 등 농축산물 가격 ‘꿈틀’

이상 한파 등 여파로 평년 가격 웃돌아
  • 등록 2018-02-11 오후 3:52:43

    수정 2018-02-11 오후 3:52:43

9일 서울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 설(16일)을 앞두고 농축산물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올겨울 이상 한파 여파로 무,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오른 탓이다. 소비자 체감 물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도 비축 물량을 푸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난 9일 주요 농산물 일일 도매가격에 따르면 배추 가격(서울 가락시장 기준)은 포기당 2990원으로 평년(최근 5년) 2월 상순보다 39.8% 올랐다. 무(개당 1069원)와 말린 고추(600g당 1만1800원), 청상추(4㎏당 2만5072원)도 각각 60.7%, 55.3%, 67.6% 올랐다. 오이(100개당 4만8765원)나 토마토(5㎏당 1만2089원) 등은 평년보다 각각 26.9%, 38.7% 내리는 등 품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대체로 오름세다.

올겨울 내내 기승을 부린 이상 한파 때문이다. 겨울철 채소 주산지인 제주에는 현재도 기록적 폭설이 내리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도 최근 부쩍 올랐다. 쇠고기는 축산물품질평가원(축평원) 기준 1㎏당 평균 1만8303원으로 평년보다 21.8% 올랐다. 돼지고기도 ㎏당 4509원으로 전년보다 11.7% 상승했다. 정부가 올 들어 청탁금지법 개정으로 선물세트 한도를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며 수요 증가와 함께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닭고기(㎏당 1331원)와 계란(10개당 978원)은 평년보다 각각 18.7%, 24.1% 내렸다.

소비자 체감은 이보다 더 크다. 연초 가격 상승 폭이 특히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배추는 1월 상순만 해도 1807원으로 평년보다 낮았으나 한 달 새 1000원 이상 뛰었다. 지난 연말 가격이 평년보다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체감 물가 부담을 키우는 데 한몫하는 것이다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가격이 너무 낮아 출하를 포기하는 배추 농가가 속출했었다. 청양고추도 10㎏당 11만8298원으로 평년과 비교해선 2.3% 오르는 데 그쳤으나 최근 한 달 새 3배 이상(243.7%) 뛰었다. 파프리카(5㎏당 3만6321원)도 평년보다는 1.8% 낮지만 전월보다는 82.6% 높다.

aT는 지난 7일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24만9000원, 대형마트 기준 35만4000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0.5%, 4.2% 올랐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이는 원재료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대형 마트에서 제공하는 간편 재료를 활용하는 보통의 도시 거주 소비자의 체감 부담은 이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설 명절 물가 상승을 잡고자 무, 배추 등에 대한 정부 비축 물량을 대량 공급하는 등 가격 안정 대책에 나섰다. 또 성수품 가격이 대형 마트보다 평균 30% 싼 전통시장 소비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설 성수품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요 농산물 일일 도매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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