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양갱에 골프채 가방에"..지난해 필로폰 적발 9년만 최대

2012년 관세청 마약류 밀수단속 동향..총 232(33.8kg)건
필로폰 입수는 중량 기준 지난 2003년(60kg)이후 최고
  • 등록 2013-02-06 오후 12:00:00

    수정 2013-02-06 오후 12:00:00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사례1. 지난해 7월, 연양갱 속에 필로폰 1kg 을 몰래 담아온 한 여행자가 적발됐다. 관세청이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이 필로폰 상당량을 밀반입 한다는 첩보를 국내 정보기관으로부터 입수한 뒤였다.

사례2. 지난해 3월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국내로 입국하던 여행자가 엑스레이(X-Ray) 판독에서 걸렸다. 골프채 가방 바닥에 이상음영이 발견돼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은닉된 필로폰 1.4kg이 나왔다. 이 여행자는 비닐 팩에 필로폰을 담아 골프채 가방 밑바닥에 깔고, 은폐를 위해 가방 입구를 쇠막대로 막고 골프채와 골프공을 함께 넣었다.

관세청이 지난 한 해 입수한 필로폰이 9년 만에 최대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6일 발표한 ‘2012년 관세청 마약류 밀수단속 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총 232건(33.8kg, 636억원)의 마약류가 적발됐다. 건수와 중량은 전년대비 각각 33%, 15% 증가한 수치다.

종류별로는 일명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트암페타민이 116건(20.9kg)으로 가장 많았고, 신종 마약류인 JWH-018 등 합성대마가 27건(7.0kg), 대마 46건(2.5kg) 등의 순이었다. 특히 필로폰은 중량 기준으로 지난 2003년(60kg) 이후 9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69만명이 동시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국내 단속기관 총 압수량의 74%에 해당한다”며 “중국 등 우범국 출발 여행자·국제우편·특송화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검찰·경찰 및 미국 마약단속청(DEA) 등 국내·외 단속기관과 공조를 강화한 결과”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지난 한 해 중국·피지·필리핀·캄보디아 등을 떠나 우리나라를 경유하는 필로폰 대량 중계밀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2건(2.9kg)에서 2011년엔 4건(7.8kg)으로 늘었다가 지난 해엔 6건(16kg)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관세청은 국제범죄조직이 한국이 국제적으로 마약청정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또 특송화물을 이용한 개인소비목적의 소량 마약밀반입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42건에 불과하던 특송화물을 이용한 마약류 적발은 지난 해 84건으로 100% 급증했다. 일반인들이 해외 인터넷 마약판매사이트에서 자가소비목적으로 구입한 마약류를 특송화물을 이용하여 반입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관세청은 “올해에도 국제범죄조직에 의한 필로폰 대량 밀수및 특송화물을 이용한 개인소비목적의 소량 마약류 밀반입이 지속될 것”이라며 “공항·항만 등 국경에서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해 국내·외 마약정보 수집·분석을 담당할 국제마약정보센터를 신설하고 인천공항 마약조사조직의 확대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4월까지 최신 마약탐지장비 및 세계 최초로 필로폰 전문탐지견을 공항·항만에 배치하고, 중국 미국 영국 캐나다 등 마약우범국 중심의 공조수사채널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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