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섬유업계는 500개 업체로 구성돼 있고, 종사자는 5000명에 달한다. 수출액은 6억달러 수준이며 주요 업종은 봉제 의류 및 니트의류 등이다.
자동차 부품업계에 이어 섬유업계를 찾은 것은 이 업종들이 한·미FTA 수혜 업종으로 거론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 회장은 무역업계 대표자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한미FTA를 잘 활용해달라"고 주문하려 했다. 한 회장이 간담회를 시작하며 건넨 인사말도 "미국시장을 뚫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 지 고민해보자"였다.
그런데 지역 섬유업체 대표들은 인사말이 끝나기 무섭게 현장의 열악함을 호소했다. 주로 인력난에 대한 고충이 쏟아졌다.
홍기섭 홍한섬유산업 대표는 "회사에 30대 직원이 딱 한명 있는데 주변에서 모두 부러워한다"며 "직원들 평균 나이가 60대 초반"이라고 말했다. 우봉규 성우섬유 대표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제조업에 오려 하지를 않는다"며 "최저임금제 때문에 고임금을 줘야 하는데 제품 가격은 안 오른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의 자랑(?)인 한미 FTA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FTA 효과를 내려면 원산지가 한국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원재료가 거의 다 수입산이다보니 사실상 관세 혜택을 볼 수 없다는 것.
이와 관련, 한대현 성남섬유조합 전무는 "중소 섬유사들은 수출에 무관심하고 어려워 한다"면서 "수출을 대행해주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상당수는 무역협회장인 그의 직무와 연관되지 않은 호소였지만, 그는 그럼에도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성남시에서 만든 성남산업진흥재단의 이기철 부장은 "고졸 인력을 교육해 필수적으로 중소 섬유업체에서 일해야 하는 제도 등을 고민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한 회장은 "이곳에 와보니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열심히 일 하시는지 볼 수 있었다"며 "해결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포기하지 말고 한미FTA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13~30%의 관세가 사라지는 건 정말 굉장한 혜택"이라며 "어렵다고 미리부터 꼬리 내리면 안된다. 원산지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비슷한 제품을 미국산에서 찾아보는 등 노력해보자"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