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스팸여왕 김하나` 선처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 이행하라"
  • 등록 2007-06-27 오전 11:57:03

    수정 2007-06-27 오전 11:57:03

[이데일리 조용철기자] 각종 광고성 스팸 메일 수조(兆) 통을 발송하며 `스팸여왕`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악명을 떨쳤던 `김하나(가명)`가 법원에서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조용준 부장판사)는 27일 대용량 스팸메일 발송 프로그램을 개발, 16억통의 스팸메일을 무차별 발송하고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박모씨 등에 대해 각각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는 나이가 어리고 아직 학업중에 있으며 5개월간 구속되어 있으면서 자신의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자신의 기술을 좋은 일에 쓰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와 함께 기소된 권모씨의 경우 아내와 아들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으로서 여러 달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하자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던 점, 권씨가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대구 방위산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는 박씨와 권씨는 지난해 9∼12월 스팸메일 발송 프로그램을 만들어 100여차례에 걸쳐 스팸메일 16억통을 보내고, 국민은행(060000)을 사칭한 `피싱` 수법으로 개인정보 1만2000여건을 수집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 1월 박씨와 권씨를 구속하면서 박씨가 2003년 고등학교 2학년 때 `김하나`라는 이름으로 스팸메일이 발송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2개월간 연습하며 만든 이 습작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만난 업자 4명에게 총 120만 원을 받고 팔았다. 당시 `김하나` 스팸메일 발송 프로그램으로 발송된 이메일은 수조(兆)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경찰은 박씨가 언론과 인터넷에서 `김하나`가 오르내리자 겁을 먹고 고교 졸업때까지는 스팸메일 발송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았지만 대학 휴학 후 방위산업체에 취업하면서 다시 스팸메일 발송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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