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주식시장 구원병으로 나서나

유가하락..코스피 석달만에 골든크로스
항공·해운株 등 운수창고업종 급등
전문가 "유가 4분기 하향안정..부담 완화"
  • 등록 2006-08-29 오후 2:21:26

    수정 2006-08-29 오후 2:21:26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지루한 박스권 장세 탈출의 구원병으로 돌아선 것일까.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던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고 있다.

29일 주식시장은 유가하락에 힘입어 강한 반등세를 타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랠리에 이어 국내증시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유가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주식시장 상승을 위한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일각에선 유가 부담을 덜더라도 경기둔화 우려감이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을 짓누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코스피 석달만에 골든크로스‥항공·해운株 급등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항공·해운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유가하락이 호재로 작용한 것.

오후 2시 15분 현재 대한항공(003490)이 5% 넘게 오르고 있고, 한진해운(000700)과 대한통운 대한해운 동양고속 등도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 운수창고 업종지수도 6% 넘게 상승하고 있다.

유가하락이 미국 등 글로벌시장의 소비 심리를 개선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에 전기전자 업종도 2% 가까이 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1340선을 회복하며 장중 석달만에 장단기 골든크로스를 그렸다. 단기추세선인 5일 이동평균선이 장기추세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을 밑에서 위로 뚫고 올라간 것.

동양종금증권에서 기술적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정인지 연구원은 "주가가 매물대가 집중된 1330선대와 1340선을 넘어서면 한번쯤 상승추세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지난 6월이후 주식시장이 바닥을 다졌지만 조정기간이 다소 짧은 편이었고 바닥을 다지는 모양도 썩 좋아 보이지 않아 에너지가 얼마나 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유가 4분기 하향안정‥증시 부담 덜어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데서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으며 주식시장을 괴롭혔던 유가는 4분기중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한시름 덜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측면의 이상만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 부담은 더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2000년 이후 4분기에는 항상 유가가 하락하거나 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은 의미가 있다"면서 "물가상승을 억제한다는 측면에서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대신증권 연구원도 "유가 급락은 힘들지만, 4분기중 60달러후반에서 70달러초반으로 하향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7~8월 미국 휴가철(드라이빙 시즌)이후 허리케인에 따른 급작스런 공급 차질만 발생하지 않으면 당분간 유가는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여전해 급락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유가가 더 이상 급등하지 않고 안정세를 찾는 다면, 주식시장이 물가상승 우려와 이에 따른 추가 금리인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위원도 "유가는 4분기 일단 하락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15년간 데이터를 보면 4분기엔 3분기대비 평균 7% 정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9~10월만 놓고 본다면 역시 허리케인은 변수"라고 밝혔다.

장 연구위원은 "유가 부담에서 벗어나더라도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는 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좀 더 크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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