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함께 현대자동차는 이번 랠리의 주역이다. 이런 현대차의 그늘에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있다. 사상 최고치 잔치를 쓸쓸히 지켜보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에서 이들 기업은 `차기`를 노리고 있다.
기아차(000270)는 모기업인 현대차의 독주를 부러운듯이 바라보고 있다. 기아차는 IMF 이전까지만해도 현대차와 함께 한국 자동차 업계의 쌍벽이었다. 지금은 현대차 그룹의 일원이 됐지만, 그래도 당당하게 현대차와 겨루고 싶은 마음이다.
기아차 주가를 레벨업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재무라인을 재편한 기아차는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는 한편 대외 IR에도 힘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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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을 정의선 사장이 기아차에 포진해 있어 `음으로 양으로` 그룹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정 사장이 미국 공장 건설을 조기에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현대차와 함께 글로벌 경영에 가속 패달을 밟고 있다.
쌍용자동차(003620)도 일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는 심정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상하이기차로 대주주가 바뀌었지만, 올들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침체로 회사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아 있다. 올 상반기 실적이 2001년 이후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주가 사상 최고치 돌파`를 즐길만한 상황이 아니다.
정유업계에서는 SK(003600)가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인천정유 인수 문제로 홍역을 치른 SK는 "본사 건물 매각도 불사한다"는 카드를 꺼내들며 외부 차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소버린 사태라는 아픈 기억을 떨쳐내고, 국내 1위를 넘어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공력한다는 비전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전세계적인 유가 상승 분위기에 맞춰 미국 시장에서 엑슨모빌이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초우량주가 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제2의 포스코 자리를 노리는 기업들이 있다. 포스코가 사상 최고치를 이끌어낸 주역이라면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은 단역에 불과했다.
다만, 현대차 그룹이 당진 고로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고로사업에 따르는 리스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국제강(001230)도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봉형강류 철근 시황이 호전되고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후판 역시 조선업체들의 수요가 탄탄하다. 동국제강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면서 동시에 아킬레스건인 IT 업종 등 신사업 진출이 주가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에서는 하이트맥주(000140)가 레벨업을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업계의 우려 속에 진로를 인수한 만큼, 자금 부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업계 최강의 자리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최근의 주춤거림이 오히려 보약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