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미 증시가 과연 빠른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고 있으며 미 증시는 일관된 신호를 보내주고 있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최근 들어 투자자들은 기술주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구 경제권의 기업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자 침체 국면이 얼마전에 경험했던 강세장 만큼이나 길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는 상승세가 예상을 뛰어넘었듯이 약세장도 예상을 뛰어넘으리라는 우려감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금을 끌어모아 신주를 발행했던 기업들은 실적악화와 주가하락에 타격을 받아 회복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으며 주가 하락은 투자들의 심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주가는 역사적으로 봤을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주가수익비율(P/E ratio)는 여전히 과거 약세장보다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심리는 더욱 악화돼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곳은 증시뿐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각에 회의감을 갖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완전한 실패에서 고전하지 않은 새로운 투자자들이 증시에 들어오기 전까지 증시의 안정적인 오름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념에 사로잡혀서는 안되며 채권에서 자금을 증시로 옮길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이것은 증시가 바닥에 가까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바닥을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바닥이 어디인지를 예측했다고 해도 다음에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87년과 90년, 98년에는 바닥 수준이 몇 달간 계속됐다.
최근의 경기하락을 측정하기 위해 일부 전문가들은 다우존스지수가 2년간 45% 이상 하락했던 73년~74년의 상황을 떠 올리고 있다. 그 당시, 증시는 10년간 서서히 바닥을 깎아 내려갔으며 애널리스트들은 이때를 "그라인딩(grinding) 약세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그때 처럼 유가가 급등하지도 않았고 베트남 전쟁이라는 악재도 없었으며 인플레이션이 두자리수를 기록하고 있지도 않다. 대신 일본의 불황이라는 요소가 있다.
몇주전만 하더라도 주가 하락은 기술주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구경제권의 기업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전이되면서 갑작스럽게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기업들의 실적악화라는 것이 있었다. 시스코시스템스와 같은 기술업체 뿐만 아니라 GE, P&G 같은 회사들도 어두운 전망을 내렸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실적 악화를 부추기고 있음을 간파해 통신업체나 유선 TV업체에도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준리의 금리인하도 약효가 없었다. 아직까지 시장이 원하는 만큼의 금리인하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가 인하돼도 기업들이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지난 98년에는 연준리가 금리를 인하했지만 기업들의 생산능력이 너무 커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경기 호전을 전망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주가 고평가 현상은 기술주에 국한된 것만도 아니며 과거의 약세장과 비교해 봤을 때 여전히 높은 상태다.
그러나 이에 대해 UBS워버그의 에드워드 커슈너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의 P/E와 현재의 것을 비교한 것은 문제가 있으며 금리도 정상적인 수준보다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통 인플레이션이 낮거나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는 채권보다 주식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주가가 고평가 된다.
애비 코언과 같은 낙관론자들도 있다. 코언은 올해말 증시상승을 예상하며 이번달에 주식에 대한 분산투자를 추천했고, CSFB의 톰 갤빈은 S&P500지수가 올해말까지 1,52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커슈너는 1,715를 예상하고 있다.
강세장을 전망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은 이른바 방어주들이 약세를 보인 것은 투매현상이 끝나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98년 이후 처음으로 뮤추얼펀드에서 24억달러가 순유출됐는데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다른 침체기 보다 급속히 악화됐다. 최근에는 미르호와 증시의 다른점은 미르호는 추락하는 것이 더 멋있으며 남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왔다.
이런 시점에서는 과연 언제 증시가 다시 반등을 시작할 것인가가 관심사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탄약은 소진된 상태이다. 역시 이런때는 언제 강력한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