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노조 회계 감사·공개 의무 강화한다…이정식 “법 개정 추진”

이정식 고용장관, 노조 재정 투명성 제고 방안 발표
현행법상 노조 재정 자율 점검 및 보완하도록 지원
회계 감사와 조합원 공개 의무 강화 위한 법 개정도 추진
“자율은 책임이 뒤따라야 존중…노조도 자기혁신해야”
  • 등록 2022-12-26 오전 11:00:00

    수정 2022-12-26 오전 11: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정부가 ‘깜깜이 회계’라고 비판받는 노동조합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한다. 전문성이 없는 노조 회계 감사와 운영상황을 조합원에게 공표하는 의무가 없는 문제 등을 해결하려는 조처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조합의 재정 투명성 관련 브리핑을 통해 “노동시장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낡고 경직적인 제도의 개선과 함께 불합리한 노사 관행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최근 국제적으로 투명성이 강조되면서 국가 차원에서는 국가 청렴도(CPI), 기업 차원에서는 ISO 인증 및 ESG 경영 등에 대한 관심과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많은 시민단체와 법인도 수십 년간 철저히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재정운영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고, 이는 법과 제도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어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회계 투명성과 조합원의 알 권리 보장 등 사회적 책임(USR)이 요구되고 있다”며 “1987년 이후 양적으로 성장한 우리 노동조합은 정치와 경제,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노동조합의 재정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공개되는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커지고 있으며, ‘깜깜이 회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는 노동조합이 그간 기업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기통제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일부 노동조합은 관련 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에게 재정상황을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조합원들 역시 노조의 재정 운영상황에 관심을 가지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정부도 그간 노조 자치라는 이름으로 법에 정해진 서류 비치 확인, 재정 상황 보고 요구 등 필요한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러한 노동조합의 불투명한 재정운영 관행이 지속되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게 되고 우리 사회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제 노동조합도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조합원, 미래세대인 청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을 강화할 때”라며 “정부는 이러한 노동조합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필요한 제도개선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우선 노조가 현행법에 따라 자율적으로 재정 투명성을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조합원수가 많고 재정규모가 큰 조합원 1000명 이상 단위노조와 연합단체 253개소를 대상으로, 노조법 제14조에 따른 서류 비치 및 보존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내년 1월말까지 자율점검을 안내하고, 조치 결과를 보고토록 해 조합원이 재정 운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 결과 보고를 하지 않거나 서류 비치를 하지 않은 경우 법률에 따라 시정할 수 있도록 조처할 계획이다.

이어 노조 회계감사원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현행법상 회계감사원을 통한 회계감사가 의무화되어 있으나, 자격 제한이 없어 전문성과 독립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결산 결과와 운영상황에 대한 공표도 구체적 사항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회계감사원의 자격과 선출 방법을 구체화하고, 재정 상황 공표의 방법과 시기를 명시하여 조합원의 알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방침이다.

또 노조에 대한 재정지원이 잘 쓰이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MZ 세대와 미조직 노동자 등 정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 운영을 개선할 방침이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 노조의 회계감사 결과 공표를 검토하고, 조합원의 열람권을 보장·확대하는 등 노조의 재정 투명성 제고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노사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율이지만 자율은 책임이 뒤따라야 존중받을 수 있다”며 “노동조합도 국민과 함께 현장 속에서 시대의 변화에 맞춘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기업도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부당노동행위 및 임금체불 등 불법·부당한 관행을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