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시작된 이후 미국의 초과 저축 총액이 약 2조3000억달러(약 2721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유로존의 초과 저축 총액은 4000억유로(약 549조원)에 달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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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소비 심리…통장에 들어간 돈 ‘꽁꽁’
시장 분석기관 TS롬버드의 다리오 퍼킨스 글로벌 매크로 담당 이사는 “우리는 축적된 저축이 경제에 다시 유입되고 있다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여분의 저축을 때 비교적 부유하다고 느끼고 소비를 늘린다”라면서도 “이에 따른 소비 증가는 극히 일부이며, 급증하지 않는다”라고 짚었다.
앞서 전문가들은 축적된 저축이 소비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지난 5월 곤잘로 골타자르 카시야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저축이 소비 지출을 부채질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코로나19에 따란 봉쇄 해제로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문제는 예상과 달리 소비 진작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주요 구매 지표에 따르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근거가 없으며, 영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이례적으로 저축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올 여름 델타 변이 확산을 기점으로 소비 심리가 곤두박질쳤다고 불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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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안감 외 연령대별 소비 성향, 물류 대란도 한 몫
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베이비 붐 세대가 보유한 자산은 68조9000억달러(약 8경2232조원)로 X세대의 약 1.8배에 달한다. 마크 비트너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는 “저축의 많은 부분이 중상위 소득과 상위 소득 가구 위주로 축적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노년에 도달한 베이비 붐 세대의 경우 자산 증가 폭이 컸지만, 소비 유인은 낮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돈이 가장 많은 집단이 소비를 크게 늘리지 않는 탓에 소비 회복 효과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축으로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레버티 파이낸셜 그룹의 마이클 래버티는 “부엌 리모델링을 원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은 많지만, 1년 동안 예약이 꽉 차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