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에서 '동반자'로..달라진 장하성의 '재벌 시각'

'재벌 저격수' 각인됐지만 최근엔 달라진 시각 보여줘
고대 경영대학장 맡으며 기업인들 친분.."현실 이해"
정의선 현대車 부회장과 ‘사제지간’.."재벌 동반자로"
  • 등록 2017-05-21 오후 5:43:01

    수정 2017-05-21 오후 5:43:01

▲장하성 정책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인선 발표 이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데일리 윤종성 남궁민관 기자] “재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학자’이기에 우려하는 만큼 급진적인 정책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정부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실장에 임명한 것에 대해 재계는 파격적인 인사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우려 일색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장 교수는 재벌이 갖고 있는 순기능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인물”이라며, 기대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투사였던 1990년대..‘삼성 저격수’로 주목받아

장 교수는 초창기 언론을 통해 알려진 ‘재벌 저격수’ 이미지가 각인돼 있지만, 그의 발언을 보면 조금씩 대기업을 이해하는 쪽으로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장 교수가 언론을 통해 부각됐던 1990년대만 해도 그는 ‘투사’였다. 1998년 삼성전자 주총에 참여해 계열사간 부당거래 문제를 집중 공격하며 13시30분간 ‘마라톤 주총’을 이끌면서 ‘삼성 저격수’, ‘재벌 저승사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장 교수는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2001년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한국의 모든 부패가 기업활동과 관련돼 있는 만큼 투명한 사회를 건설하고 기업활동의 효율성을 가져오는 데 독립적인 사외 이사를 많이 두는 것만큼 효율적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2004년 인터뷰에서는 “이제 정부가 정치적으로 몇 재벌에 손을 내밀어 도와 달라고 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시대는 끝났고 기대할 수도 없다”면서 “그런 발상은 거리의 ‘앵벌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이제 ‘앵벌이식’ 경기 회복 정책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또 “몇몇 재벌의 투자로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미룬다는 것은 구조를 희생시켜 성장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고대 경영대학장 맡으며 변화된 재벌 시각 보여

하지만 2005년 고려대 경영대학장을 맡으면서 재벌에 대해 다소 달라진 시각을 보여줬다. 그는 2006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6년간 삼성전자를 지켜본 결과 과거 참여연대를 통해 제기했던 삼성전자의 문제가 해소됐다”며 “참여연대가 문제를 제기한 기업들은 많았지만 모든 기업이 다 바뀐 것은 아니다”며. 삼성을 추켜세웠다.

같은 해 10월에는 “소액주주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기업들이 저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지만 지금은 제 주장에 일정 부분 공감하는 것 같다”면서 “저도 사실 지난 10여 년간 여러 기업인과 만나 부딪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현실을 잘 이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영대학장을 맡으면서 기업에서 활약 중인 고려대 출신 경영인을 개별적으로 찾아다니며 기부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인들과 친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장 교수와는 ‘사제지간’으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安캠프 합류할 때에는 “재벌 동반자로 불러달라”

경영대학장을 맡은 지 4년여가 지난 시점부터는 더 이상 ‘투사’가 아니었다. 장 교수는 2009년 12월 고대 경영대는 일간지에 ‘고대 경영대,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를 배워라’라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당시 광고는 ‘고대 경영대는 두 기업을 배워 세계 최고의 경영대학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장 교수는 언론을 통해 “무명의 기업이 30여년 만에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그 기업에서 일하는 인재를 배출한 대학 중에는 세계 최고가 없다는 반성에서 광고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2012년 안철수캠프에 합류했을 때에는 재벌들의 저승사자라는 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재벌 동반자라 불러달라”며 “재벌은 개혁과 개선의 대상이지 극단적으로 재벌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장 교수는 반시장, 반기업 기조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학자’라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평”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누구보다 재계를 잘 이해하고 있기에 상식적이고 이해가능한 수준에서 합리적인 정책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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