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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판매 증가했지만 달러 강세로 약 27조 수익 악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 대비 0.8% 하락해 유로당 1.0976달러에 거래됐고, 엔화는 0.1% 하락한 달러당 118.97엔을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가치는 지난해 27% 상승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이미 9%나 뛴 상태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하는 주요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역시 올들어 5.3% 올랐다.
달러 랠리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시장도 분주하게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1분기 수익이 3.1% 하락하고 특히 에너지주들의 1분기 수익이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 등의 여파로 1분기 3.6% 하락하면서 9개월간 총 22% 실적 하락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화환율 컨설팅업체 파이어앱스는 달러 강세로 미국 기업들의 1분기 매출이 약 250억달러(약 27조 3200억원) 규모로 감소하고 순수익으로는 1주당 7센트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정보업체 팩트셋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올 1분기 수익이 전년보다 평균 4.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기가 진행되던 지난 2009년 이후 6년만에 최대 수익 감소 폭이다.
실제 개별 기업 가운데서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업체 오라클과 철도회사 캔자스시티 서던, 아이스크림 하겐다즈 등을 생산하는 식료품회사 제너럴 밀스가 최근 1분기 실적 전망을 크게 낮췄다.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 특히 기업 수익에서 해외판매 수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익 악화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유가 호재 반영되면 2Q부터 실적 반등 기대
다만 아직 국내 수요가 많은 부문을 차지하는 헬스케어 기업들의 1분기 수익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 9% 상승하면서 전체 산업 군 중 가장 실적이 우수한 산업 부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강달러와 유가 하락 등으로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 하락으로 인한 기업 비용 절감 등 긍정적인 면들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저유가 호재가 앞으로 서서히 반영되면 올 한해 전체로 봤을때는 적어도 작년 수준의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회사 웰스파고의 스튜어트 프리먼 글로벌주식전략 부문 공동 대표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들이 충분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유가 하락의 긍정적인 측면들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2분기부터 서서히 실적이 반등하면서 예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