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실종된 에어아시아 여객기(QZ8501)의 탑승자 시신 수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기체 추락 당시의 긴박했던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자바 해상 수색 현장에서 처음으로 수습한 시신 3구는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가 통상적인 조난신호조차 보내지 못했고 탑승자들도 추락 직전까지 구명조끼마저 챙길 수 없을 만큼 상황이 매우 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 에어아시아엑스 항공기의 비행 모습(사진=에어아시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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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미사일에 피격된 말레이시아항공(MAS) MH17편이 추락할 때 처럼 돌발 상황에 전혀 대처할 수 없는 상태로 참변을 당한 셈이다.
에어아시아 역시 MH17과 비슷한 3만2000피트(9753m) 고도로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여객기 기체가 해상에 추락할 때까지 3∼5분가량의 시간이 있었지만, 기내 승무원들과 탑승자들이 미처 손을 쓰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사고 여객기가 당시 양력을 잃고 실속,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급속히 추락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사고조사팀은 우선 사고기 조종사가 고도 상승을 요청할 시점을 놓쳤을 가능성과 임의로 고도를 상승시켜 비행했을 개연성, 기상 악화 등 여러 요인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일부 항공사 조종사들이 미확인 레이더 자료를 근거로 사고기 조종사가 적정 속도보다 100노트가량 느린 353노트 속도로 상승해 실속하다 추락했을 것이라고 지적한 부분도 살피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추락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블랙박스 등 관련자료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