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보통 여름철과 겨울철은 거래 비수기로 통한다. 장마 전선이 북상하고 한파가 시작되는 이 시기엔 수요자들도 잠시 멈추고 시장을 관망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사들도 분양일정을 미루고 잠정 휴업상태로 돌입한다. 집값 상승률도 가장 낮은 시기다.
| △최근 5년간 월별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량 (자료=부동산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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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비수기 중에서도 최악의 비수기는 언제일까. 서울의 경우 1월과 7월이 1년 중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가 최근 5년간 월별 아파트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다. 월별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적은 달은 1월로 2982건에 그쳤다. 월별 평균 거래량인 4906건에도 한참 못 미친다. 여름 비수기로 통하는 6~8월 중에서는 7월 거래량이 4073건으로 가장 적었다. 6월과 8월은 각각 5581건과 4184건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거래량 통계로만 따지면 수요자들은 1월과 7월에 집사기를 가장 꺼린 셈이다.
1월 주택 거래량이 가장 적은 것은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정부의 정책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주택 수요자에게 주는 세제 혜택 등이 12월에 끝나면서 1월부터 주택시장이 위축된 것이다. 취득세 감면 조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엔 취득세 감면 조치가 원상복귀되면서 주택거래량이 전달보다 75% 넘게 하락했다.
반대로 겨울 비수기인 12월엔 정부 정책이 끝나기 전에 혜택을 보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주택 거래가 1년 중 가장 활발했다. 지난 5년간 12월 한 달간 평균 6481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가을 성수기인 10월(5673건)보다 더 많은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뒤집어 얘기하면, 최근엔 계절적 요인보다 정부 정책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훨씬 더 큰 셈이다.
최근 주택시장이 6월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다시 잠잠해졌다. 서울 집값은 12주 연속 하락했다. 정부도 시장 분위기가 꺾였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다주택자들에게 더 엄하게 적용하는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등을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는 여러 주택을 합산한 공시가격이 6억원을 넘으면 종부세를 부과하는데, 이를 9억원이 넘으면 과세하는 1주택자 수준으로 완화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