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우려로 유럽 채권시장 급랭

그리스·영국 국채값 급락..아이슬란드 등 여타 시장도 불안
  • 등록 2009-12-11 오후 2:46:50

    수정 2009-12-11 오후 2:46:50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그리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재정적자 우려가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유로존 채권시장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영국 역시 재정적자 감축을 골자로 한 예산안을 내놨지만 우려감이 가시지 않으며 국채 값이 크게 떨어졌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주 그리스 채권시장은 역사적으로 가장 극적인 움직임을 나타냈다. 그리스의 2년물 국채 금리는 한 주사이 무려 1.3%포인트나 급등(채권가격 급락)했다.

그리스를 시작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채권시장들로도 냉기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아이슬란드와 포르투칼, 스페인 채권시장도 이번 주 내내 부진했다. 아이슬란드의 2년물 채권금리 역시 0.22%포인트가 상승했고 스페인과 포르투칼도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그나마 이탈리아정도만이 안정된 경제지표 덕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스티븐 메이저 HSBC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더욱 식별하고 있다"며 "가장 취약하다고 판단하는 국가들의 채권을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그리스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규모가 123%에 달하며 유로존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스 채권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은 베트남이나 헝가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 이탈리아가 119%로 그 뒤를 이을 전망이며 포르투칼이 82%, 아이슬란드가 7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된 스페인도 64%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 역시 전날 은행 보너스 과세와 중산층 증세 등을 통한 재정적자 감축 예산안을 마련했지만 실망감으로 국채 매도가 나타났다. 전날(10일) 영국 국채금리는 0.14%포인트 오른 3.8%를 기록, 올들어 일중 오름폭이 가장 컸다.

영국 국채 금리는 독일 국채에 비해서도 큰 폭의 오름세를 타면서 양국 국채의 스프레드는 주초 0.46%에서 0.62%포인트까지 확대됐고 이 역시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휴 워싱턴 바클레이즈 스트레티지스트는 "영국 채권 투자자들도 그리스 상황을 유심히 봐야 한다"며 "영국 역시 심각하게 재정 감축 정책을 개시하지 않는다면 그리스와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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