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남양주 진접 고분양가..건교부 "망신살"

건교부 "3.3㎡당 700만원" 공언(空言)돼
분양가 직접 개입 힘들어, 대책 오리무중
  • 등록 2007-08-24 오후 4:12:07

    수정 2007-08-24 오후 4:12:07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건설교통부가 남양주 진접 택지지구 내 아파트 분양가 때문에 망신살이 뻗쳤다. 건교부가 공공택지와 건축비를 근거로 제시한 분양가를 무시하고 건설업체들이 높은 분양가격을 책정해, 지자체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24일 남양주시는 이달말 동시분양을 하는 남양주 진접지구 7개 건설사 아파트의 중소형(전용면적 85㎡ 이하) 분양가가 3.3㎡당 평균 759만원에 확정됐다고 밝혔다.

남양건설이 3.3㎡당 717만원으로 가장 싸고, 반도건설이 772만원, 신안건설 762~766만원, 금강주택 755만원 등이다. 이는 건설사가 당초 제시했던 760만~780만원에 비해 평균 10만원 정도 깎는데 그친 것이다.

중대형(전용 85㎡ 초과)을 공급하는 신영과 신도종합건설의 평균 분양가는 당초 제시했던 930만원대보다 3.3㎡당 40만원 낮춘 890만원선에 확정됐다. 신영이 885만원, 신도종건이 886만원이다.

건교부가 망신살을 겪는 데는 진접지구의 분양가격이 3.3㎡(1평) 당 700만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진접지구 택지공급가격이 3.3㎡당 180만~220만원으로 건축비와 가산비를 감안해도 700만원을 넘기 어렵다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밝혔었다.

그러나 남양주시를 통과한 분양가는 건교부가 제시한 금액보다 평균 3.3㎡당 59만 원 가량 비싸다.

결국 건교부로선 '지켜지지 않는 분양가를 사전에 제시해 국민만 혼란스럽게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된 셈이다.

건교부로서는 아파트 분양 승인권을 지자체(남양주시)가 갖고 있는데다 섣불리 가격 조정에 나설 경우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어 직접 개입이 쉽지 않다. 사회적 분위기로는 어떤 식으로든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지만, 지자체까지 통과한 분양가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내 주택이 고분양가로 책정된 마당에 그냥 넘어갈 경우 자칫 "봐주기"라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여서 건교부로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같은 난처한 입장을 반영하듯 건교부 담당자들은 남양주시 진접지구 분양가 검증 여부에 대해 '내부 회의를 거쳐야 한다' 또는 '현재로선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식으로 회피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건교부가 호들갑스럽게 분양가 구두 개입을 했다가 결과적으로 체면을 구긴 셈"이라며 "고분양가 책정에 건교부가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더욱 안타까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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