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야간장 종가 기준) 환율은 1472.3원에 마감했다. 전날 주간 거래 종가(1472.5원)보다는 0.2원 하락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말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997년 1630.0원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연말 종가는 은행과 기업의 각종 건전성 비율 등을 산출하는 지표가 된다. 따라서 내년도 이들의 부담이 상당히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23년 마지막 거래일에 환율은 1288.0원이었다. 종가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1년 새에 환율은 184.3원(14.3%) 오른 것이다.
2024년 환율 ‘상저하고’
올해 환율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분기 평균 환율은 올해 1분기 1329.4원에서 2분기 1371.24원으로 올랐다가 3분기 1358.35원으로 하락했으나, 4분기에 1398.75원으로 오르며 1400원 부근까지 반등했다.
4분기 평균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418.3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보다 더 높았을 때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596.88원) 정도다.
이후 윤 대통령,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차례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며 국내 정치권 불확실성이 가중돼 환율은 더 뛰었다.
여기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는 등 이전보다 높게 전망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환율 부담을 가중시켰다.
새해가 코 앞이지만 여전히 국내외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내년에도 환율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방은 정치적 이벤트 전개에 달렸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책 불확실성 등이 부각되면 1500원 초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은 휴장이다. 내년 첫 개장일은 1월 2일이다. 1월2일 외환시장은 기존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개장한다. 폐장 시간은 다음날 오전 2시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