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여아 목숨 앗아간 '만취' 60대, 유족에 연락 안 해

유족 CBS 라디오 인터뷰
"사고 다음 날까지도 조사 못할 정도로 취했다더라"
강남구 음주운전 초등학생 사망 이후 4개월 만에 재발
  • 등록 2023-04-10 오전 9:42:58

    수정 2023-04-10 오전 9:58:12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9살 여아가 숨진 것과 관련, 유족은 “운전자가 하루 이틀 동안 몸을 가늠할 수 없어 조사가 힘들 정도로 취한 상태인 걸로 알고 있다”며 엄벌을 호소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음주운전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10일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배승아양(9)의 오빠 A(26)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듣기로는 (사고) 다음 날 오전까지도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아직 (가해자로부터)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밝힌 뒤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라 저라도 좀 추스려서 내용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숨진 고인에 대해 “끼가 많았다. 애가 연예인도 하고 가수, 배우하고 언제는 또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뷰티 쪽 한다고 하면서 꿈이 되게 많은 동생이었다”며 “(저와) 15살 차이가 나는데 승아가 저를 항상 따르고 엄마도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다. 심지어 승아 휴대폰 비밀번호가 제 생일로 돼 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이든 뭐든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며 “가해자들에 엄중한 처벌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앞서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 20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 내 좌회전 금지구역에서 60대 A씨가 몰던 차가 갑작스럽게 좌회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인도를 덮쳐 9~12세 초등학생 4명을 덮쳤다.

주변 상인 등이 현장에 다급하게 달려가 구호 조치를 하고 경찰 등에 신고했으나 배양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이후 10시간 넘게 치료받던 배양은 9일 새벽 숨졌다. 승아양의 빈소는 대전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다른 어린이 2명은 병원에서 치료하고 있으며 1명은 퇴원한 뒤 집에서 건강 상태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B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음주운전에 의한 아동 사망사고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난 지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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