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만들기'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 됐다

떡 나눠 먹는 전통 생활관습까지 포괄
특정 보유자나 단체는 인정 안해
  • 등록 2021-11-01 오전 10:28:33

    수정 2021-11-01 오전 10:28:33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떡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전통적 생활관습을 포괄한 ‘떡 만들기’가 국가문형문화재로 신규 지정됐다.

떡은 곡식가루를 시루에 안쳐 찌거나, 쪄서 치거나, 물에 삶거나, 혹은 기름에 지져서 굽거나, 빚어서 찌는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일생의례(백일·돌·혼례·상장례·제례)를 비롯해 주요 절기 및 명절(설날·정월대보름·단오·추석)에 다양한 떡을 만들고 나누어 먹었다. 또 한 해 마을의 안녕을 비는 마을신앙 의례, 상달고사 등 가정신앙 의례, 별신굿과 진오귀굿 등 각종 굿 의례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제물이기도 했다.

찐 송편(성은 남이흥 종가)(사진=문화재청)
이처럼 떡은 한국인이 일생동안 거치는 각종 의례와 행사 때마다 만들어서 사회구성원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음식으로 ‘나눔과 배려’, ‘정(情)을 주고받는 문화’의 상징이며,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화합을 매개하는 특별한 음식이다. 또한 의례별로 사용되는 떡은 상징적 의미가 깃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무형적 자산이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떡을 만들어 먹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청동기·철기 시대 유적에서 시루가 발견된 점, 황해도 안악 3호분 벽화의 부엌에 시루가 그려진 점을 미루어 고대에도 떡을 만들어 먹었다고 추정된다.

삼국사기‘에서 떡을 뜻하는 글자인 ‘병(餠)’이 구체적으로 확인되고,‘고려사’를 비롯해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등 각종 문헌에서 떡을 만들어 먹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또 떡은 지역별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산물을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는 특징도 있다. 강원도는 감자와 옥수수의 생산이 많아 ‘감자시루떡’·‘찰옥수수시루떡’ 등이 전승되고 있고,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인 제주도는 예로부터 쌀이 귀하고 잡곡이 많이 생산되어 떡 재료로 팥·메밀·조 등이 재료로 활용되어 ‘오메기떡’·‘빙떡’·‘차좁쌀떡’ 등이 전승되고 있다.

19세기 말 서양식 식문화 도입으로 인해 우리 고유의 식생활에 변화가 생겼고, 떡 만들기 문화도 일부 축소됐다. 또한 떡 방앗간의 증가로 떡 만들기가 분업화되고 떡의 생산과 소비 주체가 분리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다양한 떡이 지역별로 전승되고 있으며, 의례, 세시음식으로 활용하고 이웃과 나누는 문화가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처럼 ‘떡 만들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삼국 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떡 제조방법 관련 기록이 확인되는 점 △식품영양학, 민속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 △지역별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떡의 제조가 활발하고, 지역별 떡의 특색이 뚜렷한 점 △현재에도 생산 주체, 연구 기관, 일반 가정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하여 떡을 만드는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떡 만들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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