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월마트 반란에 아칸소주도 동성애차별법 '백기'

유명 기업이 여론 주도.."성적 소수자 차별 용납 못 해"
  • 등록 2015-04-03 오전 10:35:03

    수정 2015-04-03 오전 10:35:03

지난 3월 28일 인디애나주에서 실시된 집회에서 종교자유보호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로이터)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의 ‘종교자유보호법’을 통과시킨 아칸소주가 확산되는 비판론에 결국 한 발 물러섰다. 인디애나주에 이어 아칸소주까지 종교자유보호법 수정을 약속하면서 여론을 주도해 법안 수정을 이끈 대형 기업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1일(현지시간) 주 의회가 통과시킨 종교자유보호법 서명을 보류하고 다시 의회로 돌려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도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서비스 거부를 허용하지 않도록 이번 주말까지 법안이 수정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종교자유보호법은 이른바 반(反) LGBT법으로 LGBT란, 성적 소수자인 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가리킨다. 이 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종교적 소신에 따라 동성애자 고객을 받지 않거나 그들의 요구를 거부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사업 파트너나 근로자의 요구도 마찬가지로 거부할 수 있다.

인디애나주와 아칸소주를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이 법이 확산되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 유명 기업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애플과 월마트, 갭 등 대형 기업들이 앞장섰다. 동성애자로 잘 알려진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은 출신, 외관, 종교, 성적 취향에 상관없이 모든 이에게 열려 있으며 인디애나 또는 아칸소의 법률이 어떤 행위를 허용하든 결코 차별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종교자유보호법은 많은 이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보호하는 것처럼 위장해 결국엔 불평등을 합리화한다”고 날을 세웠다.

아칸소주 벤턴빌에 본부를 둔 월마트도 성명을 내고 “이 법은 아칸소 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다양성을 존중하라는 회사 방침에도 어긋난다”고 우려했다.

갭과 나이키, 제네럴일렉트릭(GE), 코카콜라, 세일즈포스닷컴 등 공개적으로 이 법에 반대한 기업만 20곳에 육박한다. 이들은 “차별을 용납하는 어떠한 법안에도 지지할 수 없다”며 해당 주에서 예정했던 행사를 취소하고 투자 중단을 선언하는 등 여느 때보다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와 트위터, 이베이, 에버노트 등 70개 이상 정보기술(IT) 기업 CEO들은 성적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해달라고 입법자들에게 촉구했다.

최근 일부 주에서 동성애자 결혼을 합법화하면서 미국 사회에서는 종교 자유와 시민 권리 사이에 어떤 가치가 우선인지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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