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무산에 긴장감 고조.. 성룡 "홍콩 이성 찾아야"

  • 등록 2014-10-10 오전 11:02:42

    수정 2014-10-10 오전 11:02:42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홍콩 당국과 시위대 간 공식 대화가 대화 의제 설정 과정에서 이견이 불거져 무산됐다. 이에 따라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던 홍콩사태가 다시 긴장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캐리 람 홍콩 정무사장은 9일 저녁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위대가 정부가 제안한 합리적 제안을 거절했다”며 대화가 취소됐음을 알렸다. 그는 “대화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의결한 정치개혁안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은 전인대가 마련한 오는 2017년 홍콩 행정수반 선출안을 시위대가 수용하는 것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이에 비해 시위대는 정부가 완전한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거리 점령을 멈출 수 없다고 주장해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학생 시위대는 정부의 이같은 대화 취소 통보에 정부가 시위대와 대화하지 않기 위해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고 비난하고 홍콩 시민들을 상대로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시위대는 다만 정부가 성의있는 자세를 보인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거리 점거와 시위가 길어지면서 시위에 따른 불편과 손실 등 시민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홍콩 출신 월드스타 성룡(成龍·청룽)도 반대 여론에 가세했다. 평소 중국에서 사회 활동 및 정치 활동을 활발히 해온 성룡은 ‘친(親)중국’ 스타로 분류된다.

성룡은 중국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인 웨이보에 “(시위로) 홍콩에서 손실이 3500억 홍콩달러(약 46조 원)에 달한다고 하니 정말 마음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이 부른 노래 ‘국가(國家)’의 ‘강한 나라가 없다면 부유한 집이 어디 있나’라는 가사를 인용해 “이성을 되찾고 미래를 대면하자. 우리 국가를 사랑하고 우리 홍콩을 사랑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시위대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홍콩 민주파 의원들은 렁춘잉이 호주기업 UGL로부터 640만달러(약 70억원)의 자금을 받고 신고하지 않는 등 뇌물수수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정장관실은 렁 장관이 과거 부동산 컨설팅 회사 재직 시절 호주기업에 제공한 자문 서비스와 관련해 대금을 받은 것이라며 취임하기 전 대금 지급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신고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홍콩 반부패 당국과 호주 경찰이 각각 렁 장관과 호주 기업 간 거래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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