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무산됐는데…땅값은 ‘高高’

서부이촌동, 주거지 땅값 상위 30위 독차지
북한강 성원, 3.3㎡당 4495만원으로 ‘최고價’
개발이익 반영된 탓…향후 가격조정 전망
  • 등록 2013-05-30 오후 1:38:46

    수정 2013-05-30 오후 1:48:23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서울시내 주거지역 중 공시지가 상위 30위권 이내를 용산구 서부이촌동의 아파트와 단독주택, 건물 등이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일대에서 추진된 용산역세권 개발이 사실상 무산됐지만 개발 호재가 여전히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시내에 위치한 주거지역 중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곳은 용산구 이촌동의 ‘북한강 성원아파트’ 부지로, 땅값은 3.3㎡당 4495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번 공시에서 성원아파트가 위치한 서부이촌동 일대(이촌동 199~422번지)는 주거지역 지가 상위 50위권 이내에 47개 필지가 속했다. 가장 저렴한 필지도 공시가가 3.3㎡당 376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개 필지는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2차’와 ‘대치동부센트레빌’ 아파트 내 부지로, 상위 33~35위(3.3㎡당 3867만원)를 차지했다.

이처럼 서부이촌동 소재 필지들이 땅값 상위지역을 독차지한 건 이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돼온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때문이다. 올 초 출자사 간 갈등으로 사업이 무산돼 오는 9월께 개발구역 지정 해제를 앞뒀지만, 개발 호재로 이미 땅값이 오를만큼 오른데다 이번 공시지가 조사가 사업 무산 전 실시돼 그간의 오름세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토지관리과 관계자는 “이번 공시지가는 작년 한해 동안의 변동률을 바탕으로 올 초 발표된 내용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개발 이익이 그대로 적용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서부이촌동은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성원·중산아파트 사이 서부성결교회 부지(당시 3.3㎡당 4033만원)가 대치동 동부센트레빌(4000만원)을 제치고 서울시내 주거용도의 최고가 땅에 오른 이래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서부이촌동을 포함한 용산구는 한강르네상스, 역세권개발 등 각종 개발호재로 2005년부터 땅값 상승이 본격화했다. 개별공시지가도 2007년 전년대비 20.5%, 2008년 21.8% 오르는 등 서울 평균 상승률을 두 배 가까이 웃돌며 한때 호가가 3.3㎡당 1억원에 달하는 금싸라기 땅으로 통했었다.

하지만 올해 용산구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2.5%로 서울 평균(2.86%)에 소폭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역세권 일대 대규모 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가격 조정단계를 거친 결과”라며 “부동산경기도 좋지 않아 올해 구역지정이 해제되면 상당기간 조정을 더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주거지역 지가 상위 10개 필지. ㎡당 공시지가에 3.3058을 곱해 추산. (자료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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