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높아지는 물가 압력..한은의 선택은

5월 근원물가 전년동월비 3.5% 상승..23개월 최고
"6월은 동결..3분기 인상 재개할 듯"
  • 등록 2011-06-01 오후 12:05:32

    수정 2011-06-01 오후 2:55:58

마켓in | 이 기사는 06월 01일 11시 3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5월 근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하락과 유가 안정에 힘입어 둔화됐지만 근원물가는 서비스 요금, 집값 상승이 잡히지 않는 한 향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부 충격이 아닌 내부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세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달 한은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에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

◇ 근원물가 3.5% 상승.."하반기 더 오른다"

▲ 단위: %, 전년동월대비 기준 (자료: 통계청)
1일 통계청의 '2011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5%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9년 6월(3.5%) 이후 최고치다. 전월대비 근원물가 상승률은 0.5%로 4월(0.2%)에 비해 상승률이 높아졌다.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4.1%로 다섯달째 4%대를 유지했지만 4월(4.2%)보다 오름세가 둔화됐다. 기상 이변으로 급등하던 농축수산물 가격이 꾸준히 하락해 기저효과가 나타난 덕이다.

하지만 근원물가 오름세는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하반기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이 본격화되고 전세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5월 초 도시가스요금이 인상되면서 서비스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8% 올라 4월 2.5%에 비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경제전문가들은 하반기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근원물가 상승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전기세와 교통요금 등 공공서비스 요금이 집중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며 "원자재값 상승의 전이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긴 하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대되면서 근원물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드라인 물가상승률도 재차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장마철이 예상보다 일찍 올 것으로 예상돼 농산물 가격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 전망"이라며 "6월 헤드라인 물가가 4.6%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물가만 보고 인상 어렵다"

한은이 우려하던대로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지만 6월 기준금리를 올릴진 불투명하다. 물가가 중요하지만 다른 대내외 변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총재는 이달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한은 목표인 4% 상한선을 넘고 있기 때문에 물가가 높다고 보고 대처하고 있다"면서도 "전월대비 상승폭을 보면 0%으로 낮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물가의 절대 수준과 방향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달에도 유럽 재정위기, 국내 부동산 문제, 경기회복세 둔화로 안팎이 시끄러운 상황이라 물가만 보고 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 담당자는 "시장이 근원물가 상승을 두고 걱정하고 있지만 통화당국은 대외 지표를 신경쓰는 모습이라 6월 인상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6월은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금리인상이 어렵고 3분기에 인플레 부담을 의식해 한 차례, 4분기에 경기회복과 금리 정상화 의지를 근거로 한 차례 올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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