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수급 진단)①외국인, 초지일관 `팔자`

이달 3조원대 순매도..시총비중 30% 하회
보유규모 180조..15개월 동안 168조 순매도
유동성 확보 목적..헤지펀드 환매·국내신용위기도 원인
  • 등록 2008-10-17 오후 3:25:32

    수정 2008-10-17 오후 5:40:47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증시가 바닥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며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습니다. 17일에는 그동안 보조를 맞춰온 주변의 증시가 반짝 반등 기미를 보였는데도 국내증시는 좀처럼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해, 투자자들을 더 안타깝게 했습니다. 주식을 매수해 줄 뚜렷한 주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데일리는 증시에 참여하는 주요 참여자들이 주식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설수 없는 속사정을 네차례에 걸쳐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이달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에만 총 3조1836억원을 순매도했다. 월별 추이로 보면 이미 지난 8월과 9월의 순매도 규모를 넘어선 상황이다.

2008년 외국인 월별 순매수 추이(10월은 16일 기준, 단위: 억)
외국인의 시가총액대비 보유비중과 규모도 지속적인 하락세다.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날(16일) 기준 181조4818억원으로 전체의 29.44%를 차지했다.

외국인 보유비중은 지난달 18일에 다시 30% 대를 깨고 내려간 뒤 지난 15일에는 29.34%를 기록, 집계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외국인 보유물량 역시 지난 8일 200조원을 깨고 내려갔으며 이는 지난 2005년 7월 이후 3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7월25일 349조565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1년3개월만에 168조원이 사라진 셈이다.

외국인이 이처럼 매도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우선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따른 현금 확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헤지펀드의 환매와 국내 금융사들의 신용위험이 불거지며 최근들어 매도수위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유동성 공급 조치가 잇달아 나왔음에도 매도 규모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은 헤지펀드들의 환매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은행권에 대한 신용도를 지적함에 따라 국내 신용위험이 부각, 외국인 매도 압력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은 경기가 최저점을 지났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쉽게 매수우위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005930)처럼 글로벌 경쟁력 있는 종목들을 선별적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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