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D램 가격인상"..삼성·하이닉스 움직일까?

엘피다 "내달 가격인상"..업계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
선발업체 향한 메시지?..삼성·하이닉스 "노 코멘트"
  • 등록 2008-03-31 오후 1:23:05

    수정 2008-03-31 오후 1:23:05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일본 메모리반도체업체인 엘피다가 내달중 컴퓨터용 D램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같은 엘피다의 가격인상 방침이 나오면서 선발업체인 삼성전자(005930)하이닉스(000660)의 반응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엘피다의 이번 발언을 놓고 일부에서는 D램 가격반등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역시 엘피다의 가격인상 발언에 대해 "노 코멘트"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엘피다의 베팅?.."그만큼 어렵다는 얘기"

엘피다 최고경영자인 사카모토 유키오는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달중 컴퓨터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D램 가격을 20%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요가 늘어나고 재고가 줄어드는 지금이 가격을 인상한 적기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아무도 이 가격대에서 이익을 낼 수 없어 시장은 지금 정상 상태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발언의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엘피다가 컴퓨터용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때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엘피다는 지난해 컴퓨터용 D램시장에서 약 8.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22.7%) 하이닉스(21.3%) 키몬다(9.7%) 등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엘피다의 이번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결국 엘피다보다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동향이 시장을 좌우할 것이란 해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지금 시장은 엘피다가 가격을 올린다고 해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엘피다의 희망사항을 피력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엘피다의 발언은 그만큼 엘피다의 상황이 어렵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며 "엘피다의 제휴선인 파워칩 등이 현물시장 비중이 높은 만큼 현물시장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일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하이닉스 "코멘트할 입장 아니다"

엘피다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모두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모두 고정거래선 위주로 움직이는 만큼 가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엘피다의 발언이 선발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향한 일종의 `러브콜`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엘피다가 나설테니 선발업체들도 가격인상에 동참해달라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것.

이에대해 업계 전문가는 "결국 삼성전자가 움직이느냐가 관건 아니겠냐"며 "하지만 최근 시장상황이 경쟁업체들을 확실히 따돌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삼성전자가 움직일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가 엘피다의 가격정책에 호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라며 "삼성전자가 움직이지 않을 경우 하이닉스 역시 혼자서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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