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야, 팥빙수야~ 여름엔 너뿐야

  • 등록 2006-07-27 오후 12:50:00

    수정 2006-07-27 오후 12:50:00

▲ 질시루‘녹차빙수’(앞)와‘석류빙수’
[조선일보 제공] 가장 맛있는 빙수는 어디 있을까, 어떤 맛일까. ‘한국 최고의 빙수’를 찾아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시내 유명하다는 빙수가게를 돌며 빙수 20여 그릇을 맛봤다. 고르고 고른 최고의 빙수집 2곳, 그리고 빙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3곳을 소개한다.

최고의 빙수- 밀탑

한국형 빙수의 가장 정제된 맛과 모양을 보여준다. 베스트셀러인 ‘밀크팥빙수’(6000원)는 대단해 보이지는 않는다. 눈처럼 하얀 얼음가루 위에 단팥을 얹고 찰떡 2개를 얹었을 뿐. 그릇이 세숫대야처럼 크지도 않고, 과일이나 아이스크림, 젤리가 올라가지도 않는다. 그런데 빙수를 한 숟갈 입에 넣으면 ‘어?’ 하고 놀란다. 우선 얼음 알갱이가 씹히지 않는다. 연유와 우유가 섞인 얼음가루가 혀 위에서 사라락 부드럽고 달콤하게 녹아 내린다. 팥은 부드러우면서도 속이 껍질에서 떨어져 따로 놀지 않는다. 너무 달지 않아 팥의 구수한 맛을 가리지 않는다. 노르스름한 찰떡은 말랑말랑하면서도 찰진 탄력이 있다. 모든 게 알맞다는 느낌이다. 빙수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와 과정에서 정도(正道)를 지키기 때문이다. 얼음은 정수한 물을 직접 얼려 옛날식 기계로 간다. 얼리는 온도에 따라 얼음 입자 크기와 질감이 달라진다. 팥은 이 가게가 20여 년 전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 5층에 문 연 이후 팥만 삶아온 할머니가 여전히 삶는다. 찰떡은 아침마다 방앗간에서 뽑아온다. 팥과 찰떡은 더 달라는 손님이 많지만 달라는 대로 준다. ‘딸기빙수’, ‘녹차빙수’, ‘커피빙수’도 모두 6000원이다. (02)547-6800

태극당


▲ 위에서부터 밀탑‘밀크팥빙수’, 태극당‘팥빙수’, 인사동사람들‘송화빙수’(앞)와‘ 오미자빙수’, 미마라‘프로즌 핫초콜릿 그라니타’
서울 장충동 ‘태극당’에 들어서면 1960년대로 되돌아간 기분이다. ‘菓子中의 菓子 太極堂’이란 간판부터 ‘稅金(세금)은 國力(국력)’이라고 새겨진 계산대, ‘피낱즈빵’(땅콩빵)·‘캔뒤’(캔디)라고 인쇄된 알록달록한 비닐포장까지. 빵집이 문을 연 그날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팥빙수’(5500원·포장 6000원)도 마찬가지다. 우유빛 유리그릇에 얼음을 가득 담고 팥과 찰떡, 시리얼, 건포도, 빨간색 체리맛 젤리, 노랑·초록색 ‘말랑젤리’, 통조림 과일을 얹은 뒤 우유, 연유, 딸기시럽으로 마무리했다. 보기에는 약간 촌스럽지만 맛은 엉성한 요즘 빙수와 차원이 다르다. 정수한 물로 직접 만든 얼음을 둥그런 판으로 눌러 고정시키는 옛날식 빙수기로 갈아낸 얼음가루가 더할 수 없이 상쾌하게 녹아 내린다. 역시 직접 삶은 팥은 달지 않고 구수하면서 부드럽지만, 약간 퍼져 아쉽다. 젤리는 너무 달지만, 옛날 빙수 맛을 되살리려면 빠져선 안될 중요한 재료다. (02)2279-3152~4

새로운 빙수- 질시루

요즘 인기인 녹차빙수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녹차 아이스크림 빙수’이다. 떡카페 질시루에서 판매하는 ‘녹차빙수’(7000원)는 말차(가루녹차)를 시럽에 녹여 사용한다. 아이스크림이 들어가지 않아 덜 느끼하고, 녹차 향은 더 짙다. 녹차시럽이 팥과 잘 어울린다. 팥은 부드럽게 잘 삶았으나 단맛이 강한 편이다. 참외가 들어가는 것도 특이하다. 우유가 들어가지 않아 얼음이 비교적 더디 녹는다. 대신 약간 퍽퍽하다. 얼음가게에서 사온 조각얼음을 소형 빙수기로 갈아 얼음 입자가 굵고 균일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 석류 과즙을 넣은 ‘석류빙수’와 ‘커피빙수’도 7000원이다. 본점(서울 종로구 와룡동) (02)741-0258, 인사동점 (02)733-5477

인사동사람들

송화(松花)는 소나무 꽃가루이다. 노랗고 달착지근한 향내가 나며 다식(茶食) 등을 만드는데 쓴다. 서울 인사동에 있는 전통찻집 ‘인사동사람들’에서는 ‘송화빙수’(6000원)를 개발했다. 얼음에 우유와 설탕에 절인 체리, 통조림과일, 팥, 연유를 담은 뒤 송화를 듬뿍 얹었다. 신선한 소나무숲 냄새가 빙수를 먹을 때마다 입안에 고인다. 텁텁하지 않다. 빙수에 흔히 넣는 미숫가루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듯하다. 질시루와 마찬가지로 소형 빙수기에 갈아 쓰는 얼음이 아쉽다. 새콤한 ‘오미자빙수’(6000원)도 좋다. (02)723-1236

미마라(Mimala)

서울 청담동 ‘미마라’에서는 벨기에 초콜릿 명가 ‘드카카오붐’(De Cacaoboom)에서 수입한 초콜릿으로 ‘프로즌 핫 초콜릿 그라니타’(1만5000원)와 ‘초콜릿 아이스 선데이’(1만6000원)를 만든다. 그라니타는 얼려둔 초콜릿 원액을 주문이 들어오면 숟가락으로 긁어서 유리그릇에 담고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는다. 카카오 함유량이 52% 이상인 고급 다크 초콜릿을 사용해 달지 않고 씁쓸하면서 향이 진하다. 빙수기에 얼음을 갈지 않아서인지 얼음입자가 곱고 부드럽다. 선데이는 얼음을 빙수기에 갈아서 초콜릿 원액을 뿌리고 치즈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생크림을 얹는다. 초콜릿 향과 맛이 그라니타보다 약하지만, 훨씬 푸짐하다. 미마라는 미국 원주민어로 원(circle), 모임, 단체 등을 의미한다. 카페가 청담동 언덕 위 스타빌딩 8층이라 경치도 시원하다. (02)511-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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