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돌 "글로벌증시 저점은 지났다"

S&P500지수 1050 전망치 유지
"이머징시장, 선진시장보다 매력적 투자처"
  • 등록 2009-05-20 오후 2:28:23

    수정 2009-05-20 오후 2:28:23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미국 주식시장에서 연말 스탠더드&푸어스(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대로 1050 수준으로 유지한다. 다만 예전과 같은 급격한 수준의 회복보다는 조심스러운 상승을 예상한다."

밥 돌 블랙록 글로벌 주식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부회장(사진)은 20일 방한해 이같은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돌 부회장은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았고, 성장률 둔화 추이는 완화됐지만 바닥을 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결론적으로 각국의 부양책 등에 힘입어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경제 활성화가 나타나며 마지막으로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시장에서 신용카드와 상업용부동산, 오토론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거용 부동산과 투자은행(IB)관련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만큼 시장 전반적으로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선행지표가 개선된 반면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여전히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을 제시했다.

돌 부회장은 "미국의 경우 여러 악재들을 고려하면 실물경제가 2%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2009년 후반~2010년에는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5~30년간 업계에 몸담아왔지만 이같이 빠르게 분위기가 바뀌는 것은 보지 못했다"며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얼마나 나빠질지`, `은행을 국유화해야할까`를 걱정했지만 지금은 `언제, 얼마나 빨리 경기가 회복될까`를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펀더멘털 개선도 나타나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그는 "연초 S&P500지수 전망치를 1050포인트 정도로 잡았고, 랠리 전 초반 약세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미국증시가 600선까지 하락할 것은 생각지 못했지만 지금 벌써 40%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10%만 더 오르면 1000선에 도달하는 만큼 기존 전망치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약간의 조정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경기상황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나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과 비교할 정도로 부정적인 시각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공황 당시 미국의 통화량은 33% 가량 줄어들었고, 1990년 일본의 경우 재정 분균형 완화를 위해 긴축정책을 펴는 등 이로인해 문제를 더욱 키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금 각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행보를 취해야할까?

돌 부회장은 "올해는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 보다는 회사채, 주식 등에 비중을 두는 편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이끌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기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가 완전히 죽었다고 보지는 않지만 예전과 같은 소비습관으로 돌아갔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글로벌 시장 중 선진시장보다는 이머징시장이, 유럽보다는 미국의 투자매력이 더 높다고 평가했다. 이머징시장 중에서는 브라질과 중국, 인도의 선호도가 높다고 제시하고, 이밖에 한국과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돌 부회장은 "경제가 `덜 나빠졌고`, 조만간 상황은 더 나아질 것"이라며 "현재 저점은 지났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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